중국·일본 기업결합 및 업무제휴로 몸집 불리기…한국 조선사와 수주 박빙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세계최대급 LNG운반선.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지난달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실적이 중국과 일본에 밀리며 글로벌 3위에 머물렀다.

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전세계 선박 발주량 79만CGT(37척) 가운데 8%(6만CGT, 3척)를 수주했다. 이는 69%를 차지한 중국(54만CGT, 21척)과 15%인 일본(11만CGT, 5척)에 이어 세 번째 순위다.

그러나 11월까지의 누적 수주량은 한국이 712만CGT(36%)로 중국(708만CGT, 35%)을 누르고 1위를 유지 중이다. 누계 수주액도 한국이 164억달러로 4개월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은 153억달러로 2위에 머물렀다.

특히 중국과 일본 조선사들은 기업결합 등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한국 추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한국조선사들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 최대 국영조선사인 중국선박공업은 중국 2위 중국선박중공과 지난달 26일 합병, 중국선박공업그룹을 출범시켰다.

중국 1, 2위 조선사의 합병으로 산하에 147개 연구기관과 사업 부문, 상장 기업 등을 거느리게 됐다. 총자산 규모는 1120억달러(한화 약 131조7000억원)에 이르고, 직원 수는 31만명을 기록, 세계 최대 조선사가 됐다.

일본도 최대 조선업체인 이마바리조선이 2위 업체인 재팬마린유나이티드와 자본·업무 제휴에 합의, 내년부터 협업에 나설 계획이다. 일본 조선사들은 이번 업무제휴와 관련해 “점점 격심해지는 경쟁 환경 속에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했지만, 사실상 세계 1위인 현대중공업과 경쟁하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요미우리 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이마바리조선과 재팬마린유나이티드의 협업으로 한국의 현대중공업 실적에 근접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과 기업결합을 완료할 경우 일본 조선 양사보다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11월 클락슨리서치의 한국 수주실적에 삼성중공업이 지난달 22일, 29일 각각 체결한 LNG운반선(15억불 규모) 및 내빙 원유운반선 2척 계약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이를 포함할 경우 한국이 사실상 1위라고 분석했다.

한중일 조선사들의 주력 선종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은 누계 수주량 중 친환경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비중이 38%인 반면, 중국과 일본은 벌크선 비중이 각각 33%, 47%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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