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경영 현안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한진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항공 사업에 주력하고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항공 산업 위기 상황을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원태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항공 운송과 관련된 사업 외에 관심이 없다”며 “대한항공이 주축이고 그것을 지원하는 사업 외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항공업계를 둘러싼 위기 상황과 관련해 “있는 것을 지키기도 어려운 환경”이라며 “대한항공이 자리를 잡으면, 정리할 것이 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구조조정 대상 가능성이 있는 사업과 관련해서도 “딱히 생각해본 것은 없지만 이익이 안 나면 버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개혁이나 긴축 경영 가능성에 대해서는 “연말 내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내년에 경제가 굉장히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미중 무역 분쟁이나 한일 관계 등이 쉽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국내 환경도 어수선하고 내년 성수기 걱정을 상당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비용 절감을 구체적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미국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외에도 가능하다면 다른 조인트벤처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신규 조인트벤처와 관련해 “저희도 하고 싶고 상대도 하고 싶어 하는 데가 많은데 국내법상 한계가 있어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경영권 방어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대주주 지분이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별세 이전과 같다고 언급하면서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데 쉽게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조 회장은 한진칼 지분 10%를 취득한 델타항공이 우호 세력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들어온 것이지 저희랑 논의한 적은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반기를 들지는 않지 않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내 비영리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올해 ‘밴 플리트’ 상 수상자로 고 조양호 전 회장과 미국 보잉사를 선정했다. 조원태 회장은 20일 맨해튼에서 열리는 수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밴 플리트 상'은 미8군 사령관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하고 1957년 코리아 소사이어티를 창립한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된 상이다. 매년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이나 단체에 시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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