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노조 등 공동파업 전개…임단협 장기화

현대중공업 연 수주목표액 49% 수준에 머물러…대우조선해양 51%

임단협 타결한 삼성중공업, 연 수주목표액 69% 조선 3사 중 1등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액을 달성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노사 갈등 속에 힘을 잃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올해 초 기대를 모았던 대형 LNG선 프로젝트가 내년으로 미뤄진데다 노조리스크까지 겹치며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은 어두워졌다.

1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4개사 노조는 이달초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을 구성하고 공동파업을 전개하는 등 사측과 임금단체협상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들 노조는 부분파업과 전면파업을 강행하며 사측에 기본급 인상과 하청 노동자 임금 개선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노사 간 의견 차가 극심해 노조의 교섭 장기화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0일 진행된 18차 교섭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기존 입장 차이만 다시 확인했다. 노조 측은 사측이 교섭을 마무리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는다면 투쟁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이에 노사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매일 집중교섭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지만, 노조는 22일까지 회사가 제시안을 내지 않으면 23일부터 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대우조선 매각 철회를 비롯해 임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달 초 7시간 전면파업을 강행한데 이어, 현대중공업과 기업결합 심사를 앞두고 있는 유럽연합(EU)까지 찾아가 현대중공업의 인수를 불허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노사간 대립이 장기화 되고 있는 사이 조선사 올해 수주 목표액 달성은 점점 더 멀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LNG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과 해군 군함 등을 계약하며 희소식을 전하고 있지만, 올해가 3개월도 채 안남은 현재 연 목표액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8월 말까지 올해 수주 목표액의 30%대에 머물러 있었다. 최근 들어서야 한국 해군의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광개토-Ⅲ Batch-Ⅱ) 상세설계·건조계약을 방위사업청과 6766억원에 체결, 연간 수주 목표(159억달러)의 48%인 77억달러에 이르렀다.

대우조선해양도 이달 들어서야 수주목표액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지난 11일 대우조선해양은 약 1조56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방위사업청과 3000톤급 잠수함 장보고-III 2차사업 선도함의 설계 및 건조사업과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수주한 것이다. 그러나 대규모 수주에도 올해 목표인 83억7000만달러의 약 51% 수준인 42억7000만달러에 머물러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야말, 모잠비크 등 대형 LNG선 프로젝트들이 줄줄이 미뤄졌고, 글로벌 선주들의 발주 자체도 반 토막 난 상황”이라며 “현재 국내 조선사들의 신규 수주가 기대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새로운 환경규제가 친환경 스마트선박 기술에 강점을 지닌 국내 조선사들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 LNG선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중심으로 하반기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일찌감치 임단협을 타결, 노조리스크 없이 수주 목표 달성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8일과 10일 연이어 대만 해운사인 에버그린으로부터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6척과 말레이시아 선사인 MISC로부터 4853억원 규모의 17만4000㎥급 LNG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이는 이틀간 무려 1조5000억원이 넘는 수주를 따낸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중 가장 높은 수주목표달성률을 기록 중이다. 이번 계약을 포함해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총 54억 달러를 수주해 목표 78억 달러의 69%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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