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A350-900.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아시아나항공 임원이 사내 성희롱 의혹 논란에 휩싸이고,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자녀가 같은 회사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는 등 아시아나항공 내부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에 실패한 경영진이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고 직원들에게는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실패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 않고,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만을 강요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10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에 따르면 올해 초 아시아나항공 임원이 회식 자리에서 여자 직원을 성희롱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임원이 올해 1월 회식 자리에서 여자 직원에게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고, 속옷 색깔을 묻는 등의 행동을 해 사내가 발칵 뒤집혔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올해 초에 논란이 있었던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피해 당사자가 없었고, 사내에 그런 소문만 돈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피해 당사자가 나오지 않은데다 소문만 돈 사안이라, 감사팀 조사 등 특별한 내부 조치 없이 마무리된 건”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 블라인드 앱에는 성희롱 의혹 논란에 연루된 아시아나항공 임원이 별다른 조치를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이런 회사가 어디 있나.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도 그렇지”라는 글이 올라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는 별도로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의 자녀가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는 것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한창수 사장의 자녀는 한 사장이 아시아나IDT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 사장이 아시아나항공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에서 자녀 채용이 이뤄진 것”이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경영진 친인척이 입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측은 “한창수 사장의 자녀가 아시아나항공에 근무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정상적인 입사과정을 거쳐 선발돼 아무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한 사장의 자녀가 아시아나항공 직원으로 일하는 와중에, 아시아나항공이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추진하면서, 내부 직원들의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실패한 경영진 때문에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데, 오히려 이들 경영진은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고 죄 없는 직원들만 거리로 내 몰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희망퇴직 신청자가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나자, 1969년생 이상 남자 직원과 1970년생 이상 여자 직원들과 면담을 진행하고 희망퇴직 신청 의사를 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은 기내 면세점에서 담배를 팔고, 해외 지점장 및 파견자를 대상으로 연봉 5%를 삭감하는 내용의 메모를 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한 수익성 강화 조치 등을 시행하면서 직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측은 “지난해와 올해 임원들이 연봉 10%를 반납하고, 2016년 경영 정상화 이후에는 차량도 반납하고 있다”며 “희망퇴직과 해외 파견 인력 연봉 5% 삭감은 자구 노력 일환으로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만 몰두해 내부 문제 등을 방기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총수 일가의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보다 매각 프리미엄을 주는 방식으로 매각이 진행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산업은행이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일종의 세금을 투입했으면, 재무적인 부분뿐 아니라 근로 조건이나 고용 등의 가치도 염두에 두고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며 “산업은행이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아시아나항공 내부 문제를 방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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