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이 올해 1분기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면서 비상했다. 반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대형항공사(FSC)들은 화물 시장 침체와 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고전했다. 전문가들은 항공 여객 상승세,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아시아나항공 비(非)수익 노선 운휴 등을 고려하면 2분기에는 대형항공사들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항공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제공

◇‘훨훨 난’ 제주항공·에어서울, 1분기 역대 ‘최대 실적’

16일 항공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8% 늘어난 57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제주항공의 1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증가한 421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어서울도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50.1% 급증한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 증가율만 따지면 국적 항공사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다.

반면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을 제외한 국적 저비용항공사(LCC)의 실적은 주춤했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한 3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에어부산은 무려 68.1% 급감한 5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진에어의 경우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한 509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다만 진에어가 지난해부터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규 노선 허가와 신규 항공기 등록 등에 대해 제재를 받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도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의 1분기 실적 성장의 주된 요인에 대해 “공격적인 마케팅 효과”라는 분석이 많다. 보다 많은 승객을 태워 탑승률을 높인 것이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의 분기 최대 실적의 비결이라는 것이다.

실제 에어서울은 올해 1분기 탑승률이 전년 대비 약 10% 포인트 증가해, 국내 항공사 가운데 유일하게 90% 이상의 탑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공짜 항공권, 연간 항공권 민트패스 등의 저가 프로모션 상품을 출시하면서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인 것이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제주항공 측은 1분기 실적 성장의 요인으로 △선제적인 기단 확대 △일본·동남아 노선 위주의 유연한 노선 운용 △노선 확대에 따른 항공기 가동률 향상 △규모의 경제 실현에 따른 정비비, 리스료 등 주요 고정비용 분산 △다양한 부가사업 시도 등을 꼽았다.

에어서울 항공기. 사진=에어서울 제공
◇대형항공사, 화물 침체·환율 상승에 ‘주춤’…2분기 비상할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에 미·중 무역 분쟁 등에 따른 화물 시장 침체와 환율 상승 등의 압박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6.2% 감소한 148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또한 환을 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발생으로 34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1분기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9.1% 급감한 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8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에 따른 화물 시장 침체로 화물 부분 매출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측은 1분기 실적에 대해 “대형기 정비 주기 도래에 따라 정비비가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면서도 “15분기 연속 흑자 행진 중인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으로 이익을 기록할 수 있는 영업 구조를 갖게 됐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 여객 부문에서는 사상 최대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여객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델타항공과의 태평양 노선 조인트벤처 효과가 더해지면서 미주·아시아 노선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이 따르면 1분기 미주 노선 탑승률은 3% 증가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분기에는 수익성 강화 전략 등을 통해 실적 개선을 노린다.

대한항공은 5월 연휴와 6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개최, 미국 보스턴 등의 신규 취항 등을 토대로 수요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수익성 중심의 노선 운영 전략 및 고객 편의성 강화 등으로 지속적인 성장 및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신(新)기재 도입(A350 및 A321 NEO)을 통해 기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연료 효율성을 높인다. 또한 △희망퇴직 및 무급휴직을 통한 인건비 절감 △비수익 노선(사할린, 하바롭스크, 델리, 시카고) 운휴 △퍼스트 클래스 폐지 △몽골, 중국 등 신규 노선 운영 등의 방안을 통해 2분기 실적 반전을 노린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 등의 여파로 1분기 항공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한 가운데, 제주항공과 에어서울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효과가 지속되고,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비수익 노선 운휴 등 구조조정을 통한 수익성 확보 전략을 펴고 있는 만큼, 국적 대형항공사들이 2분기에는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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