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아시아나 항공 매각 결정…매각가 1조6000억원 추정

사진=연합뉴스 제공
[데일리한국 정은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하면서 누가 새 주인이 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매각가가 1조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면서 SK, 한화, 애경그룹 등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해 보인다. 하지만 그룹마다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5일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해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기업은 SK이다. 성공적인 인수합병(M&A)으로 그룹을 키워왔고,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호조로 자금 여력도 풍부하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앞서 SK는 지난해 7월에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설과 관련해 유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린 바 있다. SK는 당시에는 최남규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협의회 글로벌사업개발담당 총괄부사장으로 영입한 것이 인수설로 불거졌을뿐 아시아나항공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호아시아그룹이 매각 의사를 공식발표한 상황이어서 SK가 결국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화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한화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통해 항공기 엔진사업을 벌이고 있어, 항공운수업과의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해 계열사를 통해 LCC 에어로케이항공에 160억원을 투자했다가 사업면허가 반려되면서 철수한 바 있다.

애경그룹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저비용항공사(LCC·제주항공)에 한정됐던 항공사업을 대형항공사(FSC)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후보군으로 거명되고 있다.

여기에 롯데, CJ, 신세계그룹, 호텔신라도 유통과 물류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수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그러나 각 그룹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참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는 등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이제 매물로 나온데다 매각 예상 가격이 1조60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등 가격도 적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항공 면허와 노선 프리미엄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평가받고, 다수의 원매자가 경쟁에 뛰어들 경우 매각가가 이보다 더 치솟을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필요한 사전 몸값 상승을 막기 위한 일종의 연막작전이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빠르게 안정화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 있는 매물”이라며 “거론되는 기업들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의 참여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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