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카르텔청장 "경쟁기준 침해 여부 엄격하게 볼 것"

안드레아스 문트 독일 연방카르텔청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유럽 당국이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인수 심사와 관련해 소비자를 최우선으로 고려, 엄격한 심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합병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며, 합병이 경쟁기준을 침해했는지 엄격하게 보겠다는 것이다.

안드레아스 문트 독일 연방카르텔청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양자협의회를 마친 뒤 이같이 말했다.

문트 청장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M&A가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안임을 심사에서 고려하겠느냐는 질문에 “아직 심사 요청이 들어오지 않아 가정해서 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물론 M&A가 도산을 막을 수 있는지도 검토하겠지만 그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우선 기준은 경쟁 제한성 여부”라고 강조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도 문트 청장과 입장을 같이했다. EU 경쟁총국은 이번 결합을 심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U 경쟁총국 고위 관계자는 “합병을 하지 않으면 생존하지 못한다는 증거를 (회사측에서) 입증해야 한다”면서 “소비자에게 가는 타격이 얼마나 되는지를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강조했다.

리카르도 카르도소 EU 집행위원회 경쟁총국 대변인도 “소비자 영향과 경쟁 지속 유지가 중요하다”며 “경쟁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경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8일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해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이 최종 확정되려면 한국 공정위뿐 아니라 계약에 영향을 받는 다른 국가의 경쟁당국 문턱도 넘어야 한다.

한편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두 조선사 M&A와 관련해 “외국경쟁당국에서 참고할 수 있는 수준의 결론을 그 어느 경쟁당국보다도 빨리 내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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