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수비크 조선소 부실 여파…“출자전환 시 자본잠식 해소 가능”

한진그룹 본사 앞 신호등에 빨간 불이 커져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한진중공업이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 부실 여파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한진중공업은 13일 공시를 통해 자회사인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 기업회생 절차에 따른 손실을 반영하면서 2018년도 연결 재무제표 결과 자본잠식이 발생했다고 이날 밝혔다.

자본잠식이 발생하면서 한진중공업 주식 거래는 이날부터 일시 정지된다.

한진중공업 측은 조만간 자본 확충 방안 등 사업보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고 1년 이내의 개선 기간을 가진 뒤 자본 확충이 이뤄지면 주식 거래를 재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 은행과의 채무조정 협상 결과에 따라 산업은행 등 국내 채권단이 필리핀 은행들과 수비크 조선소 출자전환에 참여하고 감자과정을 거치면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한진중공업 자본확충 계획이 확정돼 출자전환이 이뤄지면 현재 대주주인 한진중공업홀딩스가 갖고 있던 한진중공업 경영권은 산업은행으로 넘어간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필리핀 은행들과의 수빅크 조선소 기업회생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국내외 채권단도 출자전환 등 자본확충에 나서 조만간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진중공업 측은 자본잠식 상태가 해소되면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수비크 조선소 부실을 모두 털어내 한진중공업 자체로는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실제로 수비크 조선소는 지난 3년간 적자가 누적되면서 모 회사인 한진중공업 재무 건전성까지 악화시켜 왔다.

2016년 1천82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2017년 2천335억원, 지난해에도 3분기까지 6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한진중공업은 2016년 493억원, 2017년 866억원, 지난해 729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수비크조선조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손충당금을 쌓다 보니 자본잠식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번 조치로 수비크조선소 부실을 모두 털게 되면 한진중공업은 영도조선소를 중심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2006년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비크만에 조선소를 건립해 한때 수주 잔량 기준으로 세계 10대 조선소 자리에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그 후 계속된 조선업계 불황과 수주 부진이 겹치면서 올해 초 현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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