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보잉 787-9. 사진=대한항공 제공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대한항공 노동조합이 국내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케이씨지아이(KCGI)의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24일 입장자료를 내고 “KCGI는 대한항공의 상황을 비관적으로 해석해 1만1000명의 조합원 및 임직원을 고용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대한항공 노조는 “KCGI가 자신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대한항공이 망할 회사로 호도했다”며 “대한항공은 그들의 주장처럼 쓰러져가는 깡통회사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KCGI의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부 분사 요구에 대해 “부산 항공우주사업부 조합원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을 잃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KCGI의 적자 노선 중단 요구에 대해서도 “노선을 줄인다는 것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회사 규모를 축소하자는 의미인 만큼 인원 감축은 불가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그들(KCGI)의 속내에는 당장에 돈 안 되는 것을 처분하고 돈 되는 것만 남겨 주식 값을 올리려는 생각뿐”이라며 “이런 말도 안 되는 자본 논리만 앞세워 임직원의 삶의 터전을 빼앗아 가려는 KCGI의 방안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노조는 “KCGI의 조악한 분석에서 당장 뽑아내기 쉬운 돈은 보이고 우리 회사를 지속시키는 기본에 대한 통찰이 전혀 없음을 간파했다”며 “회사를 이끈 진정한 힘은 우리 조합원들의 철저한 안전 관리였다”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KCGI가 주장하는 한진그룹 경영 행태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도 이에 대한 해법을 일반 직원들로 이뤄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대한항공 노조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노조는 회사 경영진을 향해 “외부 투기자본이 회사를 이 지경으로 보고 있다”며 “당장 이 상황의 심각성을 뼛속 깊이 통감하고 노조와 직원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항공 노조는 “회사 경영진은 치욕적인 지금 이 순간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통렬히 반성하고 우리 노조와 함께 우리 회사의 진정한 변화와 새로운 50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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