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종합통제실. 사진=이스타항공 제공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국적 항공사들이 국제유가 상승과 함께 지난 8~10월 국내와 일본을 강타한 지진과 태풍 등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올해 3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는 보다 정확한 날씨 예측을 통해 효율적인 항공기 운항을 꾀하는 이른바 ‘날씨 경영’이 주목을 받고 있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 산업은 날씨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산업 가운데 하나다.

국토교통부에서 발표한 ‘2018년 항공교통서비스 보고서(1분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발생한 총 3143건의 국내선 결항 가운데 기상으로 인한 결항은 1188건(71.18%)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통계에서 국제선 결항 총 57건 가운데 34건(59.65%)이 기상으로 인한 결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날씨에 따라 항공기 운항 여부가 결정되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날씨를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십만 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항공기가 1만 미터 가량의 상공에서 운항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날씨는 항공기 운항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항공사들은 한 번의 사고로도 대형 인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상 상황에 따라 지연, 결항 등 비정상 운항을 선택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취항 국가 공항의 날씨와 항로상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날씨를 감안해 연료량과 출발·도착 시간을 조정한다. 날씨 정보를 활용해 항공기를 운영하는 이른바 ‘날씨 경영’인 셈이다. 항공사의 날씨 경영 능력에 따라 항공사의 경쟁력이 좌우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항공사들이 정확한 날씨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갖추고 있는 최첨단 시스템에는 △‘내브블루’(NAVBLUE) 비행 계획 시스템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 비즈니스 플랜 △항공기상정보 서비스 ‘웨더뉴스’ 등이 있다.

‘내브블루’(NAVBLUE) 비행 계획 시스템 캡처.
내브블루 비행 계획 시스템은 계획된 항로 전체와 운항에 영향을 주는 위험 기상뿐만 아니라 연료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풍향, 풍속, 제트기류, 온도 예보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해당 시스템에는 출발·도착 공항 관측 기상과 예보가 사용자 설정 값 이하면 자동 경보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어, 항공사는 비행 계획 및 연료 산출 시 연료 추가 탑재나 지연 운항 여부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다.

‘플라이트레이더24’ 비즈니스 플랜 캡처.
플라이트레이더24 비즈니스 플랜 시스템의 경우 공항별, 항공사별 실시간 항적 위에 공항 및 항로 기상을 중첩 표시하는 등 기상과 항적에 관한 다중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에는 전 세계 항공사의 실제 항적이 표출돼 출발 전 항공기가 예정 항로로 운항 가능한 지 여부 등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운항 중인 항공기 위치의 실시간 기상과 목적지까지의 예상 기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 운항 관리가 가능하다.

플라이트레이더24 비즈니스 플랜은 일반인도 접속할 수 있는 사이트가 개설돼 있는 상태로, 공항에서 본인이 탑승할 항공기의 현재 경로를 파악하는 고객도 많다고 한다.

항공기상정보 서비스 ‘웨더뉴스’ 캡처.
웨더뉴스는 지도 화면과 텍스트 화면을 통해 실시간 기상 상황과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특화 시스템이라고 평가 받는다. 공항의 관측 기상과 예보가 경보 기준에 도달하면 화면에 표시된 아이콘 색깔이 변해 사용자에게 경보를 내려주기 때문에 기상 악화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항공사는 웨더뉴스를 통해 하루에 2번 운항 공항에 대한 주요 기상 브리핑을 받아 비정상 예방 업무에 활용한다.

항공업계는 다양한 날씨 정보 시스템을 갖춰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기상 상황을 파악해, 미리 수립된 비행 계획을 수정하고 향후 비정상 운항에 대해 예측한다. 날씨 정보 시스템을 통해 항공 안전 운항과 정시성 개선을 꾀하고, 이를 통해 운항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항공업계는 날씨 정보 시스템 구축뿐만 아니라 전사적인 날씨 정보 공유를 통해 비행 계획 변경에 따른 승객 핸들링 및 관계기관 신고 등을 진행해 항공기 운항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상청도 2011년부터 기업 경영 전 과정에 걸쳐 기상 정보를 활용해 매출액 향상 또는 비용 절감, 인적·물적 피해를 예방하는 등 날씨 경영 활동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기상재해로부터 안전성을 획득한 기업을 ‘날씨경영우수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이 날씨경영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상태다.

염진우 이스타항공 비행계획팀장은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항과 정시성 향상을 통해 고객에게 쾌적한 운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상 정보 활용이 필수적”이라며 “이스타항공은 지난 2015년 날씨경영우수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날씨 정보를 회사 경영에 다양하게 활용 중이고, 날씨 정보 인프라 구축은 물론 지속적인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해 올해 11월 날씨경영우수기업 갱신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정시성 개선이나 비용 절감에 대한 항공업계의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안전 운항 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기상 시스템 구축과 인력 확보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