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통 탈환 노리는 우리은행 vs 1금고 수성 신한은행 '관전포인트'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40조가 넘는 예산을 좌지우지하며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시중은행 기관영업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금고의 입찰경쟁이 올해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45조원의 예산과 기금관리를 맡을 금고 은행 선정계획을 이달 중 공고하고 오는 3월 최종 금고 은행을 확정할 계획이다.

서울시금고를 맡게 되는 은행은 서울시의 현금과 유가증권 출납·보관, 세입금 수납·이체, 세출금 지급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데, 이 과정에서 예치금을 운용하면서 은행은 막대한 이자수익을 얻고 은행의 브랜드 가치도 올라가 알짜고객 유치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앞서 서울시금고를 선정했던 2018년 100년 동안 서울시 금고지기였던 우리은행은 2금고로 밀렸고 신한은행이 1금고로 선정되는 이변이 있었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입찰과정에서 3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쏟아 부으며 은행의 수익성에 막대한 출혈도 마다하지 않았다.

결국 금융감독원은 신한은행이 금고 입찰에서 서울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 1000억원 중 393억원은 금고 운용을 위한 필수 비용이 아니라고 판단해 21억3110만원의 과태료 처분과 중징계에 해당되는 기관경고를 내리기도 했다.

2018년부터 서울시가 복수금고 체제로 개편해 시중은행들의 금고지기 진입 문이 더 넓어진 만큼 일반·특별회계를 담당하는 1금고와 기금관리를 담당하는 2금고 중 하나를 따낸다는 전략 하에 주요은행들이 이번 입찰에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104년 만에 우리은행 독점 체제를 깨고 서울시 금고지기를 따낸 만큼 이번에도 1금고 수성을 위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 역시 서울시 금고지기 탈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서울시금고 선정의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시중은행과 서울시가 약정할 출연금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출연금이 예년 수준을 웃도는 4000억원대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고지기를 둘러싼 시중은행들의 과도한 경쟁을 막기 위해 2019년 행정안전부가 지자체 금고지정시 협력사업비 배점을 줄이는 등 평가기준을 개선했지만, 수십조의 예치금을 운영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인 서울시금고를 둘러싼 시중은행들의 눈치보기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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