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기관 투자가들이 보유한 435만주에 대한 의무보유확약이 풀리면서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공모주 시장에서 역대 최고치(58조5000억원)의 청약 증거금을 끌어 모았지만 또 다시 물량이 풀리면서 주당 5만원 이하로 떨어질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가 보유한 카카오게임즈 주식 435만9000주가 1개월의 의무보유기간을 끝내고 이날부터 매매가 가능해진다. 공모 당시 기관이 받은 주식은 총 1127만주로 435만9000주는 38.6%에 해당한다.

현재 카카오게임즈 유통 주식이 2000만주가 채 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20%가 넘는 물량이다. 지난주 하루 평균 거래량(92만주)의 5배에 육박한다.

카카오게임즈의 공모가는 2만4000원으로, 지난 9월 10일 상장과 동시에 '따상'(거래 첫 날 공모가의 2배 가격에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에 성공했다. 이어 한 번 더 상한가를 기록했고, 지난 9월 14일 장 중 8만9100원까지 올랐다.

카카오게임즈 주가는 지난달 14일 장 중 고점을 찍은 뒤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현재 주가는 5만3000원(지난 8일 종가 기준)으로, 상장 첫 날 '따상' 가격(6만2400원)보다 낮다.

현재 주가 기준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120.8%다.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된 물량이 차익 실현 욕구에 따라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12일부터 의무보유확약이 해제되는 기관 보유 물량 약 436만주는 전체 카카오게임즈 상장 주식의 6%에 가까운 물량이다. 앞서 상장 후 보름만에 18만주가 나왔는데, 이번에 풀리는 물량은 의무보유 기간이 설정된 주식 수로는 가장 많다.

이런 상황에서 수백만주가 한꺼번에 풀린다면 주가에 적지 않은 충격을 줄 수 있다. 증권사들이 카카오게임즈의 적정주가로 3만~4만원 수준을 내걸었고, 여전히 공모가 대비 수익률도 120%를 웃돌면서 기관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주가가 5만원 밑으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이달 5일 SK바이오팜은 3개월 의무보유확약 물량 170만주가 시장에 출회하면서 주가가 10%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다만 주가가 5만원대 초반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형성된 상황이고 ‘엘리온’ 등 차기작 성과에 따라 다시 주가를 높일 수 있어 개인투자자들이 물량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이 물량을 그대로 가져갈 수도 있지만,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100%를 넘기 때문에 시장에 던질 수도 있다”며 “그 경우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