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내년 하반기 미얀마 진출

현대해상, 이달부터 하와이서 보험판매 시작

코리안리, 미국에 중개법인 세우기로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 사진=교보생명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국내 보험시장이 포화에 다다르면서 보험사들이 해외진출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최근 미얀마 주재사무소 설치에 대한 현지 금융감독부(FRD)의 최종 인가를 획득했다.

이번에 인가를 획득함에 따라 교보생명은 내년 하반기부터 미얀마에서 보험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생명보험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해 미얀마의 잠재파트너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얀마는 동남아 보험시장에 대한 현지 시장조사 및 사업타당성 검토를 위한 경제적·지정학적 요충지라고 판단했다”면서 “앞으로 아세안, 인도 등 신남방 지역을 비롯해 고객확보가 가능한 국가들로 점진적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빅3 생보사’ 모두 동남아 보험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일찌감치 삼성생명은 1997년 태국 현지 합작법인 타이삼성을 설립하고 동남아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화생명도 2008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하면서 동남아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동남아 시장은 아직 보험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예컨대 미얀마의 경우 최근 3개년 평균 경제성장률이 약 6.2%에 이르고 있지만 생명보험시장 침투율(GDP 대비 수입보험료)은 0.01%로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 생명보험시장 침투율이 2017년 기준 7%나 되는 것을 고려하면 성장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신한생명도 지난 7월말 베트남 재무부에 법인설립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고 베트남 재무부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신한생명이 법인형태로 해외에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까지 신한생명은 법인이 아닌 사무소 형태로 해외에 진출했었다.

신한생명은 베트남 법인 설립에 대한 허가를 받으면 베트남을 기점으로 해외사업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다만 허가까지는 1년이 넘게 걸릴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손보사들도 생보사들과 마찬가지로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손보사들은 최근 들어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중이다.

현대해상은 지난 6월 미국지점을 통해 하와이주 영업인가를 받았다. 현대해상은 영업허가를 받은 후 하와이주에서 판매를 위한 준비를 마친 뒤 이달부터 보험판매를 시작했다.

현대해상 미국지점은 화재 등으로 발생한 주택 피해 등을 보장해주는 주택종합보험을 주력으로 판매중이다. 현재 뉴욕, 뉴저지, 캘리포니아 등 3개 주에서 주택종합보험 판매중인데, 이번에 하와이까지 판매지역을 늘린 것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미국지점이 판매지역 확대를 위해 지난 6월 하와이주로부터 영업허가를 받은 뒤 이번달부터 보험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도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리안리는 내년 9월 영업 개시를 목표로 미국 중개법인 설립을 추진중이다.

현재 코리안리는 미국 뉴욕에 주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주재사무소는 영업 활동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중개법인은 보험영업 법인이나 지점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대면 영업이 가능하다.

이에 이번에 중개법인 설립으로 미국내 영업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개법인의 설립후보지는 뉴욕 등 미국 동북부 지역이다. 코리안리는 미국 동북부 지역을 시작으로 앞으로 미국 전역으로 영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코리안리는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인 보험사다. 원종규 코리안리 사장이 2014년 발표한 '비전 2050'의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에 따라 최근 5년간 영국 로이즈 현지법인, 말레이시아 라부안지점, 두바이 지점, 스위스 현지법인, 중국 상해지점, 콜롬비아 보고타주재사무소 등 총 6개의 해외 거점을 마련했다.

국내 보험사 해외점포 손익현황. 자료=금감원 제공
보험사들이 이처럼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는 것은 국내 보험시장으론 실적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서다.

보험사들의 실적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생보사들의 순이익은 2조727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2.6%(549억원) 줄었다. 특히, 보험으로 벌어들인 보험영업이익은 상반기 12조6586억원 적자를 냈다. 적자규모도 전년동기보다 8325억원(7.0%) 커졌다.

반면 보험사 해외점포 실적은 급증세다. 지난해 보험사 해외점포 순익은 6990만달러(809억원)로 전년 2280만달러보다 207.9% 늘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해외진출은 보험사들이 계속해서 준비해왔던 영업활동”이라면서 “현재 해외진출을 검토중인 보험사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해외진출을 하는 보험사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