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후 3분기 실적 발표 시작·美대선 불확실성도 투심 영향

추석 이후 코스피 2200~2450 박스권 등락 예상

박스권 상단에서 가치주 확대·하단에선 성장주 확대

자료=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국내 증시가 힘든 한 주를 버텨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 고점과 비교해 7~10% 가량 하락했다. 약세장 진입을 논할 상황은 아니지만 증시를 이끌어 온 유동성과 경기부양책 모멘텀은 사라졌다.

과감한 매수세로 증시를 떠받친 개인투자자들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들고 가야 하나 팔고 가야 하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추석 연휴로 3거래일간 휴장하는데다 이 이간 동안 미국 TV 대선 토론,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이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심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코스피 5%, 코스닥 8% 하락…최악의 한주

28일 코스피지수는 전장(2278.79)보다 29.29포인트(1.29%) 오른 2308.08에 마감하며 간신히 2300선을 회복했다. 이전까지 240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는 지난 주에만 133.65포인트(5.54%) 떨어졌다. 일주일 중 이틀이나 2%가 넘는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7.63포인트(3.43%) 오른 835.91에 장을 마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900선을 넘보다 9% 이상 하락하면서 800선 붕괴를 걱정해야 했다.

미국의 추가 부양책 논의에 특별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유럽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면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테슬라의 베터리데이도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고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도 악영향을 미쳤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9일 “최근 증시 하락은 글로벌 주요 성장주의 이벤트가 소멸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8차례 연휴(2거래일 이상 휴장) 이후 코스피 지수는 평균 0.34%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올해는 지난 1월24~27일 연휴 이후 코스피 지수는 3.09% 급락했고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인 4월30~5월1일에도 개인투자자가 순매도하며 연휴 이후 2.65%의 하락률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휴장 기간 동안 벌어진 외부의 변수들이 걱정되니 연휴 전에는 현금비중을 늘려서 불확실성에 대한 영향력을 지우려 하는 투자심리가 있다”면서 “연휴 직전의 시장흐름이 어땠는지도 중요한 데 시장이 불안정하고 조정흐름이 이어지다 연휴를 맞으면 투자자입장에선 불안감에 조금 더 현금비중을 높이고 싶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2200~2450선 박스권 전망…3분기 어닝시즌 ‘기회’

시장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는 2200~2450선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 봤다. 또한 박스권 상단에선 성장주를 줄이고 가치주 확대를, 하단에선 성장주를 늘리고 가치주를 줄이라고 조언한다.

가치주는 반도체, 자동차처럼 실적이 개선되는 종목, 성장주는 네이버, 카카오 등과 같이 주가가 고점보다 15~16% 내린 데다 실적 전망도 나쁘지 않은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 팀장은 “8~9월 고점을 뚫는게 쉽지않아 졌다”면서 “증시는 미국 대선 이벤트를 소화하고 경기회복 시그널을 기다리면서 2200~2450선 박스권 등락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국내 3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오면서 코스피가 다시 한번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KTB증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난 39조원으로 추정된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 추정 코스피 3분기 영업이익(170개 상장사)은 36조원대로 2년 만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 전망이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코스피의 상승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 설명했다.

이어 "반도체를 중심으로 정보기술(IT) 업종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자동차, 증권, 철강 업종도 개선될 전망"이라며 "주가 수준이 빠르게 올라서면서 조정 위험이 있지만, 이익 전망이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여 아직 정점을 통과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추석 이후 시장 초점 자체가 대외 불확실성에서 실적변수로 옮겨갈 것”이라면서 “3분기에 대한 긍정적 기대감이 큰 만큼 꼬였던 실타래를 풀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2차 전지 등은 다음해 순이익 추정치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오히려 이번 조정이 저점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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