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산 부동산 범위 확장했지만 곧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

높아진 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주목할만하다는 분석도

사진=견다희 기자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올해 국내 유가시장이 2400을 돌파하는 등 증시 열풍이 강해지자 리츠(REITs)가 투자자에게 외면 받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와 상반된 분위기다. 일부 리츠는 상장일 시초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리츠사들은 투자자 유입효과를 위해 기초자산인 부동산의 범위를 오피스빌딩에서 주유소, 물류센터 등으로 확장했지만 코로나19로 변화한 사회 분위기에 맞춰 곧장 반영하지 못한 부분이 저성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11일 롯데리츠는 51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10월30일 상장일 시초가 6000원보다도 낮은 공모가(5000원) 수준까지 하락한 것이다. 상장하는날 장중 9% 오른 7100원까지 치솟기도 했지만 주가는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신한알파리츠도 681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9000원대까지 올랐지만 꾸준히 떨어져 올해 7월부터 두 달 간 6400~6800원에서 횡보하고 있다.

이지스밸류리츠의 주가 역시 지난 7월16일 상장일 시가 4800원에도 못미치는 4470원을 기록했다. NH프라임리츠는 올 1월2일 종가 기준 6100원에서 30% 가까이 하락해 이날 4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 코람코에너지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미래에셋맵스제1호 등 다수의 리츠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고전하고 있다.

리츠를 직·간접적으로 담은 국·내외 부동산펀드들도 마찬가지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에 설정된 20개의 리츠 관련 공모펀드에서 연초 이후 529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기간을 1년으로 늘리면 886억원이 빠져나갔다. 펀드 수익률도 나빠지고 있다. 해당 펀드들은 연초 이후 평균 -10.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난 1년 동안 수익률은 -11.1%나 된다.

해외 재간접 리츠 펀드들도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다. 8일 기준 국내에 출시된 58개 글로벌리츠펀드에서 연초 이후 3444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특히 최근 6개월간 2422억원이 빠져나가며 펀드 규모 자체가 크게 줄었다. 수익률도 연초 이후로는 -0.71%, 최근 6개월 기준으로는 -1.09%로 집계되며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처럼 리츠 수익률이 부진한 이유로는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신성장 산업에 대한 프리미엄에 따라 인컴(income)형 자산은 소외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컴형자산은 이자나 배당, 임대료 등 정기적인 소득이나 수입을 창출하는 자산을 말한다. 리츠는 채권과 함께 대표적인 인컴형 자산이다.

코로나19 이후 증시 상승을 이끈 개인투자자들은 2차전지·바이오·인터넷 등 성장주를 선호하게 됐다. 더불어 언택트 문화 확산으로 기존 기초자산으로 삼던 오피스 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진 부분도 악영향을 미쳤다.

이에 리츠사들은 디지털 경제를 중심으로 한 부동산으로 기초자산군을 변화시켰다. 그러나 투자자 유입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흥행이 부진하자, 디앤디인베스트먼트, 이에스알켄달스퀘어리츠 등도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아진 배당수익률 등을 고려하면 장기적인 시각에서 다시 주목할만하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상장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6.3%로 작년 4분기 4.2%보다는 높아졌다. 또한 2013년부터 국내 토지의 공시지가가 연평균 3.4% 상승해 왔다는 점에서 자산가치의 하방도 확보하고 있다. 통상 하반기에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막대한 유동성은 주식시장에 자금 쏠림을 가속화해 신성장 산업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을 만들었고 연 6%대 배당수익률을 제시하는 인컴형 자산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스피 고배당지수는 매년 4분기와 다음년도 1분기에 아웃퍼폼(초과수익)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가을부터는 주식시장의 관심이 배당주로 점차 전환된다는 점에서 저평가 상태인 한국 리츠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시기"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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