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2분기 실적호조에 태양광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한화솔루션 제공
[데일리한국 이윤희 기자] 올해 초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한화솔루션이 2분기에도 웃었다. 출범 이후 2개 분기 연속 1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 실적호조에다 태양광사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주가는 저점이었던 지난 3월 말 보다 3배가량 올랐다.

8월27일 장중 한화솔루션은 3만6200원까지 오르며 52주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종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저점을 기록한 지난 3월23일보다는 281% 오른 3만5850원이었다.

최근 발표된 실적 호조와 태양광 사업에 대한 성장 기대감까지 주가를 끌어올렸다. 2분기 한화솔루션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9564억원, 1285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이 17%나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8% 늘었다.

태양광(큐셀) 사업 침체에도 석유화학(케미칼) 사업이 예상보다 좋아 상호보완 작용을 했다. 케미칼 부문에서 매출 7811억 원, 영업이익 92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30% 늘어났다. 저유가로 원료가격은 떨어졌지만 제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견조해 마진(스프레드)이 좋았다.

태양광 부문은 코로나19 여파로 출하량과 평균 판매가격이 하락하며 1분기보다는 영업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6% 줄어든 7428억원, 영업이익은 70% 늘어난 524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다만 첨단 소재 부문은 코로나19로 국내외 주요 완성차 업체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8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분기 실적에서 순이익 급증이 눈에 띈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541% 증가한 1473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이 보유한 미국의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지분 상장에 따른 평가 차익 등이 반영됐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감소하겠지만 2분기보다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태양광 부문도 2분기 저점을 지나 3분기부터 점진적 회복세로 돌아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8일 “한화솔루션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2096억원을 내 직전 분기보다 63%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연구원은 “개인위생이나 음식포장과 관련한 플라스틱 포장재에 쓰이는 화학제품들뿐 아니라 건축자재용 화학제품도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폴리염화비닐(PVC), 톨루엔디이소시아네이트(TDI) 등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의 주력제품들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 부문도 중장기적으로 성장성이 기대된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그린뉴딜 정책을 내놓고 있어 태양광 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유력한 후보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윤 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대한 공감대 형성에 따라 그린뉴딜 정책 등 글로벌 국제 공조 및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발전단가 측면에서 경쟁력이 확보된 태양광 산업의 중장기 성장성은 매우 밝아졌다"고 전했다.

회사 측도 태양광 부문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총 설치량은 전년보다는 줄어들겠지만 하반기 주요 시장에서 점진적으로 수요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은 최근 미국에너지 관리 시스템(EMS) 개발 및 판매 업체 젤리(GELI) 인수를 계기로 전력수급 예측 등 에너지 부문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목받는 수소 사업과 관련해서는 “2023년을 목표로 관련 기술을 연구개발 중”이라며 “미국 업체 니콜라와의 협력을 계기로 수소 사업에서의 첫 발을 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첨단소재 사업부가 수소탱크 제조기술을 확보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설비투자나 예상 매출액을 말하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의 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은 니콜라 지분 6.13%를 보유해 수소사업 확장도 가능하다.

한화솔루션은 과거 석유화학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한화케미칼과 태양광이 주력인 한화큐셀, 자동차 소재 등을 생산하는 한화첨단소재가 합쳐진 회사다. 합병 법인 출범 초기인 지난 1분기에는 태양광에서만 10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부사장이 전략부문장을 맡고 있다. 김 부사장이 태양광 사업을 맡은 지 8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성과를 내기 시작하고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화그룹이 지난 2010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중국업체 '솔라펀 파워 홀딩스'를 인수해 한화솔라원으로 이름을 바꾸고 이듬해 한화솔라에너지를 설립했다. 2012년에는 독일 큐셀을 인수해 한화큐셀코리아가 됐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케미칼 부문에서 마진율 상승과 태양광사업의 견조한 수익성을 반영해 2020~2021년 주당순이익(EPS)을 기존보다 각각 8.9%, 13.9%씩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케미칼 부문에서 원가 하락이 긍정적이고, 태양광사업은 안정적인 이익률 시현이 투자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백 연구원은 "현재의 낮은 밸류에이션은 결국 태양광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지만 2016년 이후 태양광사업은 2018년을 제외하면 항상 흑자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5~6년간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기술 경쟁력 강화를 통해 태양광사업의 기초체력은 크게 좋아졌다"며 "이제는 이러한 실적호전을 주가에 반영할 시기"라고 판단했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긍정적인 중장기 에너지 로드맵을 이행 중이며 화학업종 최선호주라는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에너지 사업 변화의 초석은 다져진 상황"이라며 "기존 태양광 경쟁사보다는 프리미엄을 얹어 평가할 필요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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