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창출력 약화, 대규모 투자부담 등으로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에 빨간불

회사채 2000억원 규모 수요예측에 8600억원 투자수요 확보

에쓰오일, 주관사단과 끊임없는 투자설명회 투자자들 불안감 해소

하반기에도 재무구조 개선 쉽지않을 전망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국내 3위 정유사 에쓰오일(S-Oil)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유지되면서 재무안정성이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정유업계 불황과 신용등급 전망과는 관계없이 최근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넉넉한 투자수요를 확보해 눈길을 끌고 있다.

21일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에 따르면 에쓰오일의 57-1, 57-2, 57-3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평가됐다. 한기평은 에쓰오일의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에쓰오일은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으로 다각화된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세계 최대 종합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가 최대주주로 6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사업인 정유부문은 과점구조인 국내 정유시장에서 3위에 해당하는 원유 정제능력(66.9만배럴/일)과 상위권의 고도화설비 비중(39.0%)을 보유하고 있다.

높은 사업다각화 수준과 고도화설비 비중 등 사업안정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하반기에도 유가·정제마진 하락에다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영업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영업적자 규모는 연결 기준 1조1715억원이나 됐다. 1분기에는 1조72억원, 2분기에는 164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에는 유가급락으로 약 7200억원의 재고관련손실 발생, 2분기에는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정제마진이 이어져 정유부문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했다.

2017년 이후 △UC&ODC 투자(총 4조8000억원) 투자 △배당규모 증가 등으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 2018년 △업황 둔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 △운전자본부담 증가로 현금창출력이 약화돼 연말 조정순차입금이 전년보다 2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3조5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잉여현금흐름 적자가 지속되고 △리스회계기준 변경으로 리스부채가 계상되면서 조정순차입금이 4조원, ‘조정순차입금/EBITDA’가 3.8배, 차입금의존도가 41%로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

결과적으로 현재 현금창출력 약화, 대규모 투자부담 등으로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신용등급 관련 핵심 지표가 부정적으로 나타나면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하반기에도 수요 부진, 원유재고 급등 등 유가·정제마진 회복을 더딜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에쓰오일의 실적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에쓰오일은 이 같은 실적부진과 부정적 등급전망에 시장상황도 나빠졌지만 20일 진행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수차례 투자설명회를 통해 배당금을 줄이는 등 재무건전성 유지에 방점을 찍고 회사를 운영하겠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해소한 덕분이다.

올해 들어 두 번째 공모채 발행으로 모집금액은 3년물 1200억원, 5년물 400억원, 10년물 400억원 등 모두 2000억원이다. 모두 860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특히 3년물이 인기를 끌었다. 3년물 참여금액은 6200억원이었다. 5년물과 10년물은 1200억원으로 같았다.

3년물은 개별민평 수준에, 5년물은 개별민평 대비 +5bp(1bp=0.01%)에서 형성됐다. 특히 10년물은 -7bp에 수요가 형성되면서 개별민평보다 낮은 수준이다. 당초 에쓰오일이 시장상황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해 공모희망금리밴드를 -30~+30bp로 설정한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에 수요가 몰렸다.

투자은행업계(IB) 관계자는 “우량 등급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계속해서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AA등급 회사채는 스프레드가 가파르게 축소돼 발행시장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에쓰오일은 등급전망이 부정적이지만 우수한 신용등급에 힘입어 민평금리 보다 마이너스 금리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송수범 한기평 연구원은 “유가 회복에 따른 재고관련손실 환입분 일부가 3분기로 이연됨에 따라 하반기에는 정유부문 적자폭이 축소되면서 흑자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차입금 절대규모가 대폭 증가한 상태로 본격적인 재무구조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반기에도 유가와 정제마진 회복은 더딜 것으로 보여 실적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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