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엔 투썸플레이스, 올해는 뚜레쥬르 매각…CJ푸드빌 통매각설까지

최근 시장 분위기 감안하면 매각 쉽지는 않을 듯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외형 확장에 중심 가치를 둔 CJ가 ‘재무 건전성’에 방점을 찍으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CJ푸드빌은 그룹 내 대표적인 적자 계열사로 지난해에는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했고 올해는 뚜레쥬르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CJ푸드빌 통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시장 분위기를 고려하면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투자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2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CJ푸드빌의 사업부인 뚜레쥬르 매각을 위한 주간사로 안진회계법인을 선정해 본격적인 매각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사업부 통매각이 될 지, 물적분할 후 지분 일부 매각이 될 지 아직 정해지진 않은 상태다.

CJ 관계자는 “공시에 나온 것 외에는 매각과 관련해 내용 확인이 어렵다”면서 “현재 뚜레쥬르의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CJ푸드빌은 베이커리, 카페, 식당 등을 운영하는 외식사업을 하고 있다. 특히 해외진출을 통해 한국의 식문화 K-푸드 알리기에 앞장섰다.

문제는 CJ푸드빌이 국내·외에서 사업 부진이 이어지면서 재무건전성이 나빠졌다는 점이다.

CJ푸드빌은 꾸준히 외형성장은 이뤄 2017년 매출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다음해인 2018년 1조545억원, 2019년에는 8900억원 등 매출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2011년 이후에는 2016년을 한해를 제외하고 해마다 영업손실을 냈다. 해외에서도 2015년 이후 해마다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 같은 오랜 적자로 CJ푸드빌은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기 전까지 상당기간 자본잠식에 빠져있었다. 지난해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하면서 유입된 자금 덕분에 부채비율이 2018년 6547.3%에서 지난해 589.6%로 대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 의존도도 49.5%로 여전히 높다.

통상 외식업은 대기업이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식품 제조업은 표준화를 통해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외식업은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기에 골목상권 보호, 최저시급 상승, 중소기업적합업종 등의 정책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CJ그룹은 지난해 미국 1위 냉동식품 가공업체 쉬완스(Schwan’s) 인수로 그룹 내 재무 부담이 커졌다. 전통 미디어부문 쇠퇴, 터키 리라화 초약세, 프로듀스 101 사태 등이 겹치며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도 좋지 않다. 이 같은 재무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자금 수혈이 필요하다. 그래서 매각을 고려하는 뚜레쥬르의 매각희망가는 높을 수밖에 없다.

뚜레쥬르의 '몸값'이 5000억원 정도라는 말이 나돌고 있으나, 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다소 높다는 의견이다.

뚜레쥬르는 1300여곳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5000억원은 점포 하나당 영구적으로 들어올 수 있는 수익의 평균을 계산해 1300을 곱한 것이다. 즉 점포 당 4억원의 가치가 평가된 셈이다.

하지만 업계 1위인 SPC삼립의 파리바게트도 4억원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뚜레쥬르의 실제 매각 가격은 5000억원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인수 후보로 꼽히는 곳은 동원그룹, SPC삼립, 풀무원, 재무적투자자로는 과거 공차를 운영했던 유니슨캐피탈 등 5곳”이라면서 “유니슨캐피탈의 복수 대표는 할리스커피를 보유한 아이엔엠프라이빗에쿼티 출신으로 식음료분야에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후보를 제외하고는 식음료업계 시장 분위기상 재미를 볼 수 없기 때문에 매도희망가격이 높게 되면 아무도 관심을 보이지 않아 딜이 쉽지 않을 것”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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