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순익, 3.2%↑… 증시 호황에 변액준비금 환입

손보사 순익, 25.9%↑…코로나 여파에 차보험 수익 개선

상장보험사 상반기 순익 현황.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초저금리 환경에서도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들이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다. 생명보험사들은 증시 호황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을 돌려받아 순이익이 늘었다. 손해보험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차량이용량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에서 수익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18일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12곳의 상장 보험사의 실적을 종합하면 이들 보험사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2조4554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1262억원)보다 15.0% 늘었다.

◇증시호황에 줬던 준비금 돌려받은 생보사

삼성·한화·미래에셋·동양생명 등 생보 4개사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1조104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2% 늘었다.

생보 4개사중에서는 삼성생명만 유일하게 상반기 순이익이 줄었다. 삼성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0.3% 줄어든 6785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증시하락 등으로 손익 감소 규모가 컸던 탓이다. 2분기의 순이익은 448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5% 늘었다.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동양생명은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88.2%, 17.1%, 15.1% 늘었다.

사상최저금리에도 생보사들의 실적이 개선된 이유는 2분기 주식시장이 회복으로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됐기 때문이다.

생보사들은 변액보험을 판매한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그 차액만큼을 매년 보증준비금으로 쌓고 있다. 이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거나 증시가 하락할 경우 생보사가 쌓아야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는 늘어나고 늘어난 만큼 순이익은 줄게 된다. 반대로 증시가 상승하면 쌓았던 변액보증준비금을 순이익으로 돌려받게 된다.

삼성생명은 2분기에만 변액보증준비금이 1446억원 환입됐다. 한화생명은 1600억원의 변액보증준비금을, 미래에셋생명은 249억원의 준비금을 돌려받았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 2분기 실적개선에 대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개선되기도 했지만, 변액보증준비금이 환입된 것이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한화생명에 대해서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손해율이 73.5%로 크게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주식시장 상황이 호전돼 변액보증준비금이 1600억원 가량 환입된 것이 실적 개선의 가장 큰이유였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이용량이 줄어들면서 손해율이 개선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미래에셋생명은 수술입원비 등을 포함하는 사고보험금 감소로 위험손해율이 77.3%까지 하락했다. 이는 전분기와 비교해선 12.6%포인트가, 전년동기와 비교해선 8.9%포인트가 떨어진 것이다.

삼성생명도 사고보험금이 지난해 상반기 862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200억원으로 줄면서 이 기간 손해율이 85.4%에서 78.9%로 6.5%포인트 내려갔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에 대해 “2분기 보험손익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추정치를 웃돌았다”며 “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차량이용량 줄자 이득 본 손보사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흥국화재·코리안리 등 8개 손보사의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1조4453억원으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25.9% 늘었다.

손보사들의 실적개선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차량이용량이 줄어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DB손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반기 83.2%로 전년 동기(86.6%)보다 3.4%포인트 낮아지면서 순이익이 크게 증가했다. DB손보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349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4% 늘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DB손보의 실적호조의 원인은 예상됐던 자동차보험손해율 개선과 위험손해율 하락, 투자이익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도 자동차보험손해율 개선이 실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삼성화재의 상반기 순이익은 433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7% 늘었다. 2분기 기준으로 보면 2693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37.9% 늘어났다. 삼성화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상반기 87%로 지난해 상반기 84.2%보다 2.8%포인트 내려갔다.

현대해상·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도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일제히 개선되면서 순이익도 모두 전년보다 성장했다.

자동차보험과 관련이 없는 재보험사 코리안리와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MS)이 낮은 중소보험사 흥국화재만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코리안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118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0.8% 줄었다. 이 기간 흥국화재도 135억원으로 53.2% 감소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보업계 전체적으로 2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차보험 손해율 개선폭이 컸다”면서 “지난해 좋지 않았던 차보험에서 손해가 줄어들면서 실적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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