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경쟁력 강화·사업영역 확장·디지털 혁신 등 중장기 전략 구체화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전력을 쏟은 은행권과 금융지주사들이 하반기에는 수익성보다 리스크 관리와 건전성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침체가 올 한해를 강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사들이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에 고심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중 가장 빨리 하반기 경영전략을 마련한 우리금융그룹은 그룹사 임직원 참여한 2020 하반기 경영전략 워크숍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우리금융의 하반기 핵심 경영과제는 경영효율화와 그룹 확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코로나로 인한 세상의 변화는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코로나로 인해 예상되는 건전성 악화 등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도 매우 중요하지만, 언택트와 같은 세상의 변화는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변화를 겪고 있다며 그룹의 하반기 핵심 대응전략으로 디지털 혁신, 그룹 확장,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 등을 주문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두기나 비대면 트렌드가 강화될수록 오히려 고객을 향한 진정성을 통해 그룹에 대한 고객 신뢰도를 높여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협은행은 디지털 금융 확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지난 3월 취임 당시 “농협은행을 새로운 디지털 휴먼뱅크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하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손 행장 취임 이후 농협은행은 농협생명보험, 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등 농협금융그룹 계열사들이 참가한 농협 컨소시엄을 이끌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또 지난 3월부터 진행된 데이터 실증서비스 지원사업자 공모에는 농협 컨소시엄이 최종 8개 사업자 중 하나로 선정됐다. 향후 농협 컨소시엄은 개인의 금융·비금융데이터를 스마트폰의 개인정보 저장소에서 수집·관리하고 이를 기업에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손 행장은 농협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핀테크 업체와의 협업도 확대하고 있다.

농협은행 토스와 협업을 통해 예치금관리, 환전, 공과금조회 등 140개의 API를 제공하고 토스는 이를 활용해 각종 혁신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10일 하반기 그룹 경영진 워크숍을 열고 하반기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KB금융은 이번 워크숍에서 그룹 핵심경쟁력 강화, 사업영역 확장, 디지털 혁신 등의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연초 세웠던 중장기 사업 전략들을 세부 조정했다.

특히 2030년 미래금융 시나리오 및 그룹 중장기 경영전략 방향 등에 대한 논의를 통해 그룹의 미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재점검 했다.

또 중장기 경영전략으로 핵심 경쟁력, 언택트, 지속가능경영 등의 화두로 올라 경영진들이 실행 아이디어들을 발표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치며 전략방향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코로나로 가속화되고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에 대해 집단지성을 모아 철저하게 준비하고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신한금융은 하반기 CEO들과 전사 임원들이 참여하는 신한금융포럼을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개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이 매년 1월에 그룹전략회의를 개최해 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하반기 그룹 경영회의는 이례적이다.

신한금융은 초저금리 장기화, 코로나 사태로 인한 부실 여신 리스크 확대, 라임 등 사모펀드 악재 등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이슈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만큼 이례적으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대응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하나은행은 19일부터 21일까지 영업추진 전략회의를 갖고 NH농협금융지주는 22일 상반기 성과분석회의 및 경영전략회의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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