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3사 공시이율 현황. 출처=각사 홈페이지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에 나서면서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가 하락하면 고객이 내야하는 보험료는 오르고 고객이 받아야하는 보험금과 해지환급금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이렇다 보니 이미 고객이 받는 돈에 영향을 주는 공시이율은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삼성·한화·교보생명의 보험상품적용이율 공시를 종합하면 이들 3사는 이달 들어 저축보험과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모두 낮췄다.

삼성생명의 6월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은 2.42%, 2.44%로 지난달보다 0.03%포인트씩 떨어졌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도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이달 2.41%로 0.02%포인트 낮췄다. 저축보험은 지난달 2.47%에서 이달 2.43%로 0.04%포인트 낮아졌다.

교보생명도 이달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2.41%, 2.43%로 결정, 지난달보다 0.03%포인트, 0.04%포인트씩 낮췄다.

공시이율은 보험사가 시중금리 등 객관적인 지표를 이용해 산출한 후 일정기간마다 공시하는 상품별 이율로 주로 저축, 연금 등 저축성 보험에 적용된다. 즉, 공시이율이 내려간다는 것은 고객이 앞으로 만기 때 받는 환급금과 중도해약 환급금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같은 공시이율 하락세는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운용자산이익률, 국고채 금리 등을 반영해 공시이율을 책정한다. 금리 인하기에는 금리와 함께 떨어지고, 금리 상승기에는 금리와 함께 상승하는 식이다.

앞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0.5%로 결정했다.

공시이율은 앞으로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공시이율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채권 금리는 이달 3일 기준 1.150%로 연초(1.441%)보다 0.291%포인트 떨어졌다. 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도 시중금리 하락세에 3% 초반까지 낮아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공시이율에 더해 예정이율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앞서 보험사들은 지난 4월 상품개정시기부터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춘 바 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들이 고객에서 받은 보험료를 운용해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은 보험료를 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예정이율이 높아지면 보험료는 낮아지고,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보험료는 오른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려가면 보험료는 5~10% 가량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험사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예정이율 인하에 대한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다. 한화생명은 올해 하반기에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에 대해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하반기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에 대해 예정이율 낮추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은 맞다”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보험사들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미 4월에 예정이율을 한차례 인하해서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아직 회사 차원에서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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