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수익률 하락에 변액보증준비금도 부담

"보험사 향후 성장성까지 악화될 수 있다"

올해 국고채 5년물 금리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에 나서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보험사들의 투자수익은 줄고 실적에 악영향을 주는 변액보증준비금은 더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8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0.5%로 결정했다.

앞서 3월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따른 경기 침체를 고려해 사상 처음 0%대 기준금리가 된지 불과 2개월 만에 추가 인하한 것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보험사의 고심은 더 깊어지게 됐다. 금리가 떨어지면 보험사들의 주요 투자처인 채권 수익률이 악화되면서 자산운용수익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미 금리하락으로 인해 보험사의 운용수익률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전년보다 0.13%포인트 하락한 3.55%를 기록했다. 생보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2015년에만 해도 4%를 웃돌았다.

특히, 금리 하락으로 과거 5% 이상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팔은 보험사들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생보사 확정금리형 보험상품 가운데 고금리 확정형 상품 비중은 60%가 넘는다.

변액보증준비금도 부담이다. 현행 제도상 보험사는 변액보험을 판매한 시점의 예정이율보다 현재 투자수익률이 떨어질 경우 그 차액만큼을 매년 보증준비금으로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금리가 하락하거나 주식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생보사가 쌓아야하는 변액보증준비금 규모는 늘고, 늘어난 만큼 순이익은 줄게 된다.

1분기 생보사의 실적 감소도 변액보증준비금 영향이었다. 생보사의 1분기 순이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856억원(38.4%) 줄었다.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1조9735억원에 이르면서 보험영업손실이 2조1183억원까지 확대됐다.

그런데 이번에 또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변액보증준비금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변액보험 보증준비금 적립 기준이 되는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0.020%포인트 하락한 1.076%를 기록했다. 연초 1.441%와 비교하면 국고채 5년물 금리는 0.365%포인트나 하락했다.

기준금리 하락은 수익성 뿐 아니라 향후 보험사의 성장성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금리 하락으로 인해 보험료가 인상되면 상품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 부실장은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대해 “보험산업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부실장은 “성장성 측면에서 보면 보험상품이 단기금리보단 중장기 금리에 연동되다보니 바로 영향이 있기보다는 차차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인하로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보험료 상승압력이 커져 성장성에도 악영향이 있을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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