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M&A 승부사, LIG·현대증권에 이어 푸르덴셜까지…시너지 효과 기대

사진=KB금융그룹
금융회사 수장들 중에는 빛나는 실적과 남다른 경영철학으로 주목을 받는가 하면 논란의 중심에 올라 뭇매를 맞기도 한다.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임기를 수행하는 동안 각종 이슈의 중심에서 금융시장과 사회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이에 데일리한국은 그들의 경영 행보를 중심으로 금융권 전반에 걸친 주요 이슈를 살펴보기로 한다.<편집자주>

[데일리한국 이혜현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2017년 금융그룹 회장 중 최초로 연임에 성공하며 입지전적인 발자취를 남겼지만 앞으로 그룹의 체질 개선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14년 취임한 윤 회장은 9년 만에 신한금융을 제치고 순이익 1위를 차지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하며 리딩금융 경쟁의 서막을 올렸고 굵직한 M&A에 성공하며 강한 리더쉽을 보여줬다.

KB금융은 2017년 신한금융을 제치고 순이익 기준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줄곧 신한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내주고 있다.

KB금융이 리딩금융 경쟁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주요 원인으로는 비은행부문 실적 악화가 꼽힌다.

올 1분기 KB금융은 순이자마진(NIM) 축소와 맞물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증권부문 손실을 비롯한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 고전으로 향후 실적전망도 밝지 않다.

하지만 지난달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며 비이자부문 포트폴리오 강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돌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말 캄보디아 현지 1위 소액대출금융사인 프라삭과 최근 푸르덴셜생명 인수 성공으로 향후 비은행부분의 이익 개선이 전망되며 안정적인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성장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장기적 관점에서 푸르덴셜생명 인수는 KB금융지주의 기업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며 “우수한 판매조직을 확보, 퇴직연금 등 다양한 자산관리 분야를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윤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인수합병에서 과감한 결단력도 보여줬다.

윤 회장은 2015년 LIG손해보험과 2016년 현대증권 인수에 이어 푸르덴셜생명 인수까지 성공하며 세 번의 대형 M&A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인 KB생명의 체력보강이 절실한 시점에서 업계 최고의 알짜 회사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하며 리딩뱅크 탈환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푸르덴셜생명은 자산이 20조1938억원 규모로 생명보험업계 최고의 지급여력비율(2019년 12월 말 RBC 425%), 안정적 이익 창출력, 업계 최고수준의 우수설계사 등 우수한 펀더멘탈을 보유한 알짜 매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생보업계 시장환경 속에서도 푸르덴셜생명은 경쟁사 보다 안정적인 생명보험업 역량을 갖췄다.

KB금융은 임직원 600여명과 전속보험설계사 2000여명의 직원과 영업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푸르덴셜생명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종합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한 그룹 자산관리(WM) 아웃바운드채널 중심의 시너지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특히 2023년부터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단계적으로 도입되면 우수한 자본적정성을 보유한 생보사의 기업가치가 지금보다 상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KB생명과 합병 이후 시너지 효가가 기대된다.

윤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적지 않은 타격받을 신남방 글로벌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KB금융은 지난달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금융기관(MDI)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 지분 70%를 6억300만 달러 규모로 인수하며 글로벌 성장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거점을 마련했다.

이로써 프라삭은 KB금융그룹 계열사로 편입됐고 잔여 지분 30%는 2021년 말 이후 순차 취득해 KB국민은행의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할 예정이다.

또 윤 회장은 성장잠재력이 높아 포스트 베트남으로 평가받는 미얀마에 KB국민은행의 현지법인 예비인가 취득에도 성공했다. 현지법인 인가는 미얀마 내 지점을 10곳까지 설립 가능하고 기업·소매금융 포함 모든 은행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KB국민은행은 한국에서 영위해 온 주택금융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지닌 강점을 미얀마 금융업 발전에 발휘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 회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기 동안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와 리딩금융 경쟁, 디지털금융 혁신,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등에서 성과를 낸 윤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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