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vN '호텔 델루나'
[데일리한국 이솔 기자] 이지은(아이유·26)의 '좋은 날'이 이어지고 있다. 첫 방송부터 시청률 7.327%(이하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 기준) 기록한 tvN 주말극 '호텔 델루나'가 지난 18일 방송된 12회에서는 무려 10.407%를 돌파하며 고공행진 중이다. '가수 아이유'는 잠시 접어둔 채 머리부터 발끝까지 호텔 사장 장만월로 완벽하게 분한 이지은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호텔 델루나'는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초기 기획안으로, '홍자매'로 불리는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2013년에 선보일 작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드라마 제작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6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빛을 보게 됐다. 6년 만에 홍자매가 꺼내 든 '호텔 델루나'의 대본은 성장통을 겪고 배우로 우뚝 선 이지은에게로 갔다. 어쩌면 이건 운명이 아니었을까. '호텔 델루나'는 그렇게 채비를 끝낸 작품과 준비된 배우가 만나 탄생했다.

■ 9년 간 차곡차곡 쌓은 연기 내공 '호텔 델루나'서 만개

사진=SBS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 tvN '나의 아저씨'·'호텔 델루나'
'좋은 날'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이지은은 2011년 드라마 '드림하이'를 시작으로 연기돌 행보를 걸었다. 이지은은 극 중 가창력은 뛰어나지만 외모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김필숙 역으로 등장해 쟁쟁한 출연진들 사이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대 이상의 연기력으로 방영 도중 분량은 물론, 극 비중이 대폭 확대됐다는 후문이 나왔을 정도였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뒤 단숨에 주연 자리를 꿰찬 그는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예쁜 남자' '프로듀사' 등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가수에 이어 배우로서도 꽃길만 걸을 거 같았던 이지은도 혹평에 시달렸던 때가 있었다. 드라마 '달의 연인 - 보보경심 려'에서 원톱 여주인공 해수 역을 맡은 그는 어색한 연기 톤과 부자연스러운 표정으로 시청자들로부터 몰입을 방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작품에 어우러지며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 결과, 꼬리표처럼 달라붙던 연기력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이지은의 연기는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나의 아저씨'로 날개를 달았다. 그는 이지안이란 캐릭터를 만나 '아이유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비로소 배우 이지은으로 거듭났다. 어느덧 연기 9년 차, 그간의 작품으로 쌓아온 연기 내공은 '호텔 델루나'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지은은 장만월이란 인물이 가진 강인함과 외로움을 섬세한 내면 연기로 그려내며 극의 중심에서 흐름을 주도하는 톡톡히 역할을 해냈다. 또한, 함께 주연을 맡은 배우 여진구(구찬성 역)와는 흠잡을 곳 없는 연기 호흡으로 '만찬 커플'이라는 귀여운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고 있다.

■ "회당 1000만 원 훌쩍"…장만월 스타일도 찰떡 소화

사진=tvN '호텔 델루나'
장만월의 캐릭터성을 부각해주는 극 중 의상들도 볼거리 중 하나다. 3만 원대 국내 브랜드 의류부터 500만 원대 럭셔리 브랜드 의류까지, 이지은은 매번 최소 5벌이 넘는 의상을 입고 나오기 때문에 입고 걸치는 것을 모두 합치면 회당 1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이지은이 맡은 장만월은 1300여 년이 넘게 생과 사의 흐름이 멈춘 데다가 괴팍하고 사치스럽지만 따뜻한 면모를 지닌 독특한 인물인 만큼 겉으로 드러나는 스타일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변화무쌍하다. 특히 5회에서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속 오드리 헵번을 그대로 재현한 모습으로 등장해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이지은 담당 스타일리스트인 노주희 실장은 데일리한국과의 전화통화에서 "한번 의상 피팅을 시작하면 4시간이 걸릴 때가 있을 만큼 지은 씨가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다"며 "지은 씨가 의상은 물론 헤어, 메이크업, 액세서리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 스타일링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1회 조랭이떡국 신에 나오는 의상과 헤어 액세서리 등도 지은 씨의 아이디어"라고 밝혔다.

■ 본업 살려 참여한 12회 엔딩곡도 인기

사진=tvN '호텔 델루나'
'호텔 델루나' 12회 엔딩 장면에서는 이지은이 부른 비공식 삽입곡이 깜짝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방송 이후 다음날까지 '호텔 델루나 엔딩곡' '호텔 델루나 아이유 OST' 등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머무를 정도로 관심은 뜨거웠다.

해당 곡의 제목은 '해피엔딩'으로 이지은이 직접 작사했으며, 작곡은 '밤편지' '이지금' 등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작곡가 김제휘가 맡았다. 이지은은 12회 대본을 받은 뒤 해당 회 엔딩 장면만을 위해 바쁜 일정을 쪼개가며 자발적으로 곡 작업에 참여했다고. '우리의 결말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어/이 순간을 떠올리며 울지 않도록 그러면 안 될까/Want Happy Ending', '자꾸 커지는 두려움보다 참을 수 없는 욕심이 나/눈이 부실 겨울의 너도 보고 싶어져' 등 아이유가 장만월 그 자체로 써내려간 가사는 만찬 커플 키스신이 선사한 감동을 배가했다.

이지은의 소속사 카카오M 측은 "'호텔 델루나'를 사랑해 주시는 많은 팬에게 드리는 선물 개념"이라며 "드라마는 물론 엔딩곡에도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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