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종영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 김선영 역 열연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열연한 배우 김선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유쾌한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사람이다. 드라마 속에서 보여준 특유의 넉살과 유머스러움으로 분위기를 한껏 띄운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극본 이우정, 연출 신원호)로 인생 캐릭터를 만난 것 같다는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내다가도 상대방에 대한 본인의 관심도 놓치지 않고 역으로 질문도 던져 폭소를 자아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열연한 배우 김선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마치 잘 알고 지내온 사람과 오랜만에 만나 수다를 떨듯 함께하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그만의 매력이 유난히 돋보였다.

# 드라마 인기가 정말 대단했다. 종영 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달라진 것이요? 글쎄요. 작품이 좋아서 크게 화제가 됐기 때문에 확실히 저를 알아봐 주시는 분들은 많아졌죠. 오히려 화장을 하면 잘 못 알아 보시더라고요.(웃음) 평소에는 저도 애 키우는 엄마라 그냥 털털하게 하고 다니는데 제 동네에서는 (저한테) 별 관심이 없으세요.(하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열연한 배우 김선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 연기에 대한 꿈은 언제부터였는지?

“사실 처음엔 연출가가 되고 싶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연극 연출가로 꿈을 정했었는데, 제가 지방에 살다 보니 당시만 해도 연극영화과 진학에 대해서 잘 모르겠고 더군다나 그 방향으로 가는 사람도 드물었어요. 사촌 오빠에게 조언을 얻었는데 ‘일단 대학교의 가고 싶은 과에 가서 동아리로 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림대학교 철학과에 입학하자 마자 바로 연극 동아리에 가입했죠. 이후 공연예술아카데미에 들어갔는데 연출을 하려면 연기도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연기 수업을 듣게 됐어요. 근데 그 매력에서 못 벗어나겠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연극 무대에 서게 됐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열연한 배우 김선영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 오랜 연극무대 생활을 하다가 영화나 드라마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제 공연을 보신 감독님들 덕분에 영화 ‘잠복근무’ 등 영화에 종종 출연하게 됐어요. 특히 ‘위험한 상견례’ 김진영 감독님은 정말 고마운 분이세요. 당시 제가 임신 중이었는데 감독님이 먼저 연락하셔서는 ‘잠깐 한 번 나오는 역할인데 할 테냐’ 물으시더라고요. 당연히 망설임 없이 출연했는데 그 뒤로 기회가 생길 때마다 계속 불러 주셨어요. ‘음치 클리닉’ 때는 파격적인 캐스팅 제안을 해주시기도 했고요. 이 영화는 비록 망한 영화지만 이후 ‘꽃할배 수사대’로 캐스팅이 이어졌고 그 다음 ‘응답하라’ 신원호 감독님이 전작 속의 저를 보시고 캐스팅을 하셨고요. 배우는 보여 줄 기회가 없으면 누가 픽업을 하겠어요? 앞서 여러 기회를 주신 고마운 분들이 떠오르네요. 늘 잊지 않고 지낸답니다.”

# ‘응답하라 1988’ 신원호 감독은 촬영 현장에서 어떤 스타일인지?

“사실 신 감독님과는 많은 얘기를 못해본 것 같아요. 감독님은 어른들 연기는 그냥 자유롭게 놔두시는 스타일이시고. 말수도 많지 않으신 편이고요. 저와는 나이 차가 한 살인데 촬영 현장에서는 동네 청년회장 같은 분위기였어요.(웃음) 그리고 이번 시리즈는 정말로 망한다고 생각하셨더라고요. 근데 원래 우리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자셨어요. 따뜻한 가족 이야기. 제대로 통했죠.”

# ‘응답하라 1988’에서 주요 배역을 맡은 부담감은 없었나?

“분량이 많아서 부담감은 기본이었지만 정말 신났어요. ‘나에게 이게 무슨 일일까’ 싶고, ‘나에게 이렇게 엄청난 일이 생기다니’ 하고 생각했죠. 대본을 받아볼 때면 작가 언니가 옆에 없는데도 마치 곁에 있는 것처럼 대본과 대화했어요. ‘오늘은 이렇게 분량을 많이 주셨군요. 이렇게 연기하기를 바라시는군요’ 이렇게 말이죠.(웃음)”

# 드라마 속 기억나는 장면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장면은 택이 아빠 최무성과 언덕길을 아무 말없이 올라가는 장면이에요. 배경음악으로 조덕배 노래가 깔리는데 전 그렇게 장면만으로 모든 것이 표현이 되는 무심한 연기가 좋더라고요. 그리고 택이 아빠가 병원에 입원해서 붕어빵을 같이 먹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에서 ‘강남 붕어빵은 다르다’라고 말한 것은 애드리브예요. 촬영 중에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어요. 최무성이 워낙 무뚝뚝한 스타일이거든요. 근데 막판이 되면서 친해져서 장난도 치게 되니까 재밌었죠.”

# ‘쌍문동 태티서’ 라미란, 이일화와 남다른 호흡도 화제였는데?

“‘쌍문동 태티서’ 반응이 그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 제가 사실 아이돌 그룹을 잘 몰랐었는데 그렇게 예쁜 가수 이름을 별칭으로 붙여주니 기분이 좋았죠. 라미란. 이일화 언니들과는 워낙 호흡이 좋았어요. 촬영장 분위기가 유달리 가족적이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제가 언니들을 참 좋아해요. 애교도 부리고 언니들 옆에 붙어 있고 팔이랑 살살 만지는 것도 좋아하고요.(웃음) 라미란 언니는 무심한 듯 하시면서도 허허 웃으세요. 이렇게 호흡이 좋은데 계속 우리 셋만 연기할 순 없고 아쉽네요. 나중에 드라마 말고도 또 함께하면 좋겠어요. 아들 선우(고경표)를 짐꾼으로 데리고 ‘꽃보다 누나’요? 재밌을 것 같네요.(웃음)”

# 극중 큰 아들을 둔 엄마였다. 고경표와의 호흡은 어땠나?

“제 실제 딸 아이가 진주 역을 맡은 김설 양과 동갑이에요. 그래서 몰입이 더 잘된 것 같기도 하고요. 경표는 정말 너무 좋은 친구에요. 가식적이지 않은 진짜 같은 느낌이랄까요. 경표가 저와의 마지막 촬영인 줄 모르고 현장에 왔는데 너무 충격을 받은 듯 ‘아. 어떡하지’ 하면서 울더라고요. 다른 친구들은 잘 모르고 아무래도 경표랑은 6개월 동안을 엄마와 아들로 감정을 주고받으면서 보낸 터라 저에게도 남달라요.”

# 이번 드라마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차기작에 부담이 되진 않을까?

“전작이 너무 잘되면 감수할 부분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것 같아요. 향후 작품들이 저에게 ‘응답하라 1988’과 같을 수만은 없겠죠. 앞으로도 그저 저는 어떤 작품을 만나든 한 줄 두 줄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에요. 대선배들이 1분만 등장해도 대단한 존재감을 풍기시는 것을 보면서 많은 영향을 받아요. 분량이 적다고 한 인물이 아닌 것은 아니죠. 1초만 나와도 극중 한 사람이고요. 그저 늘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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