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KCC건설 지분 30% 보유…KCC에 이은 2대 주주

형제간 주식 교환시 비용문제로 지주사 통한 방식 유력할 듯

[데일리한국 김현진 기자] 지난달 30일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타계로 범 현대가 창업 1세대 경영이 막을 내렸다. 정 명예회장은 생전에 기업 분할 등으로 2세 승계 작업을 사실상 안정적으로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정 명예회장의 삼남인 정몽열 KCC건설 회장이 최대주주가 아닌 만큼 1대 주주로 올라서기 위한 형제간 주식 교환(스와프) 가능성이 제기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CC그룹은 장남 정몽진 회장이 KCC를, 차남 정몽익 회장이 KCC글라스를 경영하고 있다.

졍 명예회장은 생전 후계 구도를 정립해왔다. 정몽진 회장은 2000년 정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KCC그룹 경영 일선에 나섰다.

정 명예회장 별세로 이목이 집중되는 곳은 KCC건설이다. 정몽진 회장과 정몽익 회장의 경우 각각 경영하고 있는 KCC와 KCC글라스의 최대 주주로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정몽열 회장이 보유한 KCC건설 지분은 29.99%로 KCC(36.03%)에 이은 2대 주주다.

정몽진 회장은 2004년 정 명예회장이 KCC 보유 주식 중 일부인 77만3369주(7.35%)를 세 아들에게 분산 증여하는 과정에서 KCC의 최대주주가 됐다. 정 회장은 이후 꾸준히 KCC 주식을 매수해 지분율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8.55%까지 끌어올렸다.

정몽익 회장도 2020년 1월 KCC에서 KCC글라스가 인적분할한 데 이어 10월 KCC글라스와 아오토글라스(KAC)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KCC글라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정몽진 회장의 지분율은 16.37%에서 8.56%로 낮아졌고 정몽익 회장은 8.80%에서 19.49%로 높아졌다.

이렇다 보니 정몽열 회장도 형제간 주식 스와프 등을 통해 1대 주주로 올라서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명예회장이 생전 보유했던 지분(지난해 3분기 말 기준 KCC 5.05%, KCC글라스 5.41%)의 상속 문제가 있는 데다 형제간 그룹 내 계열사 지분정리도 남아 있어서다. 정몽열 회장은 KCC와 KCC글라스 지분을 각각 5.28%, 2.76% 보유하고 있어 이를 활용할 수 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세금 등 비용절감 차원에서 지주회사를 통한 방식으로 주식 스와프를 진행하는 것이다. 개인간 주식 스와프도 가능하지만 이는 지주회사를 통한 방식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지주회사를 통한 방식은 그룹사 내 맏형격인 KCC를 활용하거나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해 주식을 스와프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GS그룹 분리 과정이 비슷한 사례다. 2005년 출범한 GS그룹은 2004년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가 인적분할돼 신설됐으며 2005년 1월 LG그룹에서 분리됐다. 당시 지주회사인 GS홀딩스와 LG 대주주들이 경영권 분할과 회사 분할 비율에 따라 보유하게 된 두 회사의 지분정리 작업을 통해 계열분리한 바 있다.

박상인 서울대행정대학원 교수는 “현재 KCC건설의 경우 정몽열 회장이 2대 주주로 있는데 삼형제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교환을 통해 계열분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통상적으로 주식 스와프를 진행하는 경우 형제간 직접적으로 진행할 경우 들어가는 비용 문제가 있어 거의 진행되지 않고 주로 지주회사를 통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며 “KCC도 형제들이 각각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사가 있는데 그 회사에 대한 주식을 다른 형제에게 받고 다른 주식을 넘겨주는 방식으로 진행할 텐데 직접 스와프를 하기보단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진행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KCC건설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나오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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