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8월 26일 면담서 구체적 제안 없어…매도인 측 일방적 계약해제 통지 유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현대산업개발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렬된 가운데 현대산업개발이 매도자인 금호산업 측의 일방적인 인수 계약 해지 통보에 15일 유감을 표명하고 계약금 반환과 관련 법적 대응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산업개발은 입장문을 발표하고 “성공적인 인수를 위해 매진해 왔기에 현재의 일방적인 해제 통지가 당황스럽고 안타깝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인수자금을 마련하고 국내외 기업결합 승인절차를 진행하는 동시에 인수 이후의 성공전략을 수립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해 성실히 계약상 의무를 이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산은 “인수 계약의 근간이 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준 재무제표와 2019년 결산 재무제표 사이에는 본 계약을 더이상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며 “따라서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의 거래종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한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부적정과 2019년 재무제표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히 해소돼야 할 계약의 선행조건”이라며 “여기에 인수과정 중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CB 발행 및 부실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돼 재실사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아시아나에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 경영진 및 법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등 법률 리스크까지 현실화 됐다”며 “만약 그대로 거래를 종결하면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는 물론 현산의 생존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져 재실사 요구는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주 채권단인 산업은행을 향해서도 아쉬움을 표명했다.

현산은 “지난 8월 26일 산은과의 발전적인 논의를 기대하고 협의에 임했다”며 “그러나 산은은 기존 인수조건의 조정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향후 논의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산은은 이후 언론에 대한 대응은 일방이 하지 말고 서로 조율해서 공동으로 하자고 제안했지만, 협의 당일 오후부터 ‘현산 요구 최대한 수용, 산은 아시아나 1조 깎아주나‘, ’산은, 아시아나 인수가격 1조 깎아주겠다‘, ’현산 유상증자 규모 2.2조→1.5조로 줄여주겠다‘는 등 사실과 다른 많은 기사가 보도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현산은 8월 26일 면담에서 재실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12주를 고수하지 않았다”며 “9월 2일에도 ‘아시아나항공의 현재 재무상태와 경영상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 미래 존속가능성에 대한 검토 이후 진지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산 측은 “하지만 산업은행은 이에 대한 아무런 답변 없이 ‘현산 여전히 12주 재실사 필요, 아시아나 인수협상 결렬 수순’, ‘산은, 현산 답장 기대에 못미쳐..계약해제 검토 수순’ 등 언론을 통해 인수 무산을 공식화 했고, 매도인인 금호산업은 9월 11일 일방적으로 본 계약의 해제를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산 측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이미 건넨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을 돌려받는 법적 소송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현산은 “이번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 측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며 “이에 따라 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및 금호산업의 계약해제 및 계약금에 대한 질권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인 차원에서 검토한 후 관련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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