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아시아나항공 A380 항공기가 멈춰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을 위한 재실사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현산은 “지금까지 인수상황을 재점검하자고 10여차례 요구했으나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은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4일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금호산업은 최근 러시아 등 해외에서 기업결합신고가 모두 끝나 인수 선행조건이 마무리됐으니 계약을 종결하는 취지의 내용 증명을 현산 측에 보낸 바 있다. 이날 보도자료는 금호산업의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이다.

현산은 “가까운 시일 안에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다음달 중순부터 12주 정도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의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현산이 언급한 재실사 세부내용은 △인수계약의 기준이 되는 2019년 반기 재무제표 대비 부채와 차입금이 급증하고 당기순손실이 큰 폭으로 증가한 점 △올해 들어 큰 규모의 추가자금 차입과 영구전환사채 신규발행이 매수인의 사전 동의 없이 진행된 점 △부실 계열사에 대한 대규모 자금지원이 실행된 점 △금호티앤아이의 전환사채 상환과 관련해 계열사에 부담이 전가된 점 등이다.

다만 일각에선 현산이 코로나19 사태 지속으로 아시아나 수익성이 급감하자 지분 취득을 연기해왔고, 결국 조건 미충족을 내세운 후, 인수조건 재점검을 통해 계약 무산 후 진행될 계약금 반환 등 소송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사전작업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현산의 공개발표로 금호·아시아나 측과 채권자인 산업은행은 내부 대책회의를 열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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