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이익률 저하…3년 새 27.4%→10.8%

유동비율 149.6%→205.6%

매출채권 증가하고 매출채권 회수기간은 길어져

자기자본이익률(ROE) 10.56%로 쪼그라들어

사진=각사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네이버에서 쿠팡링크가 포함된 블로그 게시글이 검색에서 노출되지 않고 있어요”

최근 네이버에서 쿠팡으로 판매 페이지가 연결되는 링크가 포함된 블로그 게시글이 검색에서 누락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네이버 측은 한글이나 워드 등 외부 API를 악용한 사례가 있어 양질의 검색서비스를 위해 오는 5일 API 기능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게시글 누락에 대해서는 광고성 링크만 있는 등 검색결과에 적합하지 않은 게시물로 분류돼 노출되지 않은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쿠팡을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네이버는 ‘모든 온라인 쇼핑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면서 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천명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이커머스 시장을 향한 공격적인 진출 배경은 수익성 저하 때문으로 분석된다.

네이버는 1999년 설립된 인터넷 기업이다. 광고, 비즈니스플랫폼(쇼핑·검색), 정보기술(IT) 플랫폼(네이버페이·클라우드 등), 콘텐츠서비스(웹툰·뮤직·V LIVE 등) 등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그 중 핵심은 쇼핑과 쇼핑검색 서비스를 포함하는 비즈니스플랫폼이다.

시장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의 이커머스 거래액은 20조9000억원으로 쿠팡(17조1000억원)을 크게 앞질렀다.

네이버가 검색서비스를 기반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조용히 존재감을 드러내자 쿠팡도 위기감을 느꼈다. 이에 쿠팡은 쿠팡파트너스를 통해 획기적인 온라인 마케팅을 선보였다.

블로그 운영자가 쿠팡 판매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그 링크로 매출이 일어난 제품의 수익 일부를 게시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약 3%대로 알려진 수수료에 쿠팡파트너스는 단숨에 동종업계 1위에 올라갔다.

문제는 네이버의 주력분야인 비즈니스플랫폼과 사업모델이 겹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플랫폼은 클릭 당 광고료를 수취하는 CPC(Cost Per Click)와 구매로 이어질 경우 매출연동수수료를 받는 CPS(Cost Per Sale)로 구분된다.

네이버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네이버 사업부문별 매출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지난해 비즈니스플랫폼 영업수익은 전체 영업수익(6조5934억원)의 43.6%(2조8510억원)로 가장 크다. 해마다 성장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 신장에 미치지 못한다. 더불어 해마다 매출 비중도 감소하면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

영업이익률도 2016년 27.4%에서 지난해 10.8%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네이버는 핵심부문의 플랫폼 개발·운영에 전체 영업수익의 26%(1조7000억원) 투자를 단행했다. 성장을 위한 투자라는 점에서 비용증가는 불가피하지만 그 결과 지난해 영업이익은 7101억원으로 전년보다 24.7% 감소했다. 상여금과 주가 상승에 따른 주식보상 비용, 각종 마케팅 비용도 수익성 저하의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자 최근 증시가 불안정해지면서 네이버의 유동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된 것이다.

지난해 말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은 149.6%로 전년 동기 205.6%보다 쪼그라들었다. 현금성자산은 늘었지만 차입금 등이 더 큰 폭으로 증가한 탓이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66.1%에서 89.1%로 늘었다.

운전자금도 전년(6303억원) 보다 2배 가량인 1조2662억원으로 늘어났다. 매출채권 증가 영향이 컸다. 매출채권은 기업이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발행한 채권이다. 물건을 팔고 못 받은 금액을 의미한다. 매출채권이 늘면서 현금이 유입되는 매출채권 회수기간은 전년 37.6일에서 65.6일로 나빠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 수년간 감소해 지난해 말 기준 10.5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 현금성자산은 4조962억원억원이다.

최근 3년 평균 인건비와 각종 관리비를 포함한 규모가 3조원대라는 것을 감안하면 단순 계산으로 최악 상황에서도 1년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다. 대부분의 재무지표도 저하됐지만 경영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2일 “네이버의 수익성이 저하된 상황에서 핵심사업부문인 비즈니스플랫폼과 사업영역이 겹치는 쿠팡파트너스를 의식하지 않을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검색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오는 5일부터 API기능을 종료하는 것일 뿐 쿠팡링크를 누락시키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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