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심리 진작 위해 인하 필요” VS “한은, 금리 인하 가능성 적어”

서울 중구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30명째 발생하면서 경기에 미치는 여파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금리 인하 가능성 여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17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은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 또한 있기 때문에 이를 함께 고려해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발언에서 “시중 유동성을 계속 여유 있게 관리해 나가겠다”고 언급했지만 이것이 금리 인하를 시사하는 발언이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선 “금리인하까지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은 아니다”며 금리 인하 전망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처럼 이 총재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2월말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점차 확산되면서 경제 상황이 급격히 위축되자 경기 진작을 위해서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금리인하를 할 경우 이자비용 감소로 늘어난 가계 소비지출이 외국인들의 국내 소비 감소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금리인하를 통한 통화량 확대는 일정 시차를 두고 투자 증가를 가져온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통화정책의 본질은 경기와 물가”라며 “따라서 현 시점에서 경기 충격에 대한 완충 장치로 금리인하를 머뭇거릴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의견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허정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금리 인하의 동인으로 작용하려면 이번 사태의 경기 하방 압력이 금융 불균형의 확대를 감내할 정도로 클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한데, 현재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전망이 극명하게 엇갈린다"고 밝혔다.

허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이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2월에 선제적으로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짊어져야 할 리스크가 크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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