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ABL도 잠재적 매물로…금융지주 인수 후보군 거론

롯데손해보험은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 새 대주주로

더케이손보 본사 전경. 사진=더케이손보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올해 들어 보험업계의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겁다. 손해보험업권에서 롯데손해보험이 사모펀드 운용사인 JKL파트너스를 최근 새 대주주로 맞이한 데 이어 더케이손해보험도 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생명보험업권에선 KDB생명이 M&A시장 매물로 올라와있으며,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잠재적 매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최근 더케이손보 매각을 위해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 안내문을 배포했다.

배포 대상은 금융지주와 사모펀드(PEF) 등으로 알려졌다.

교직원공제회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등 영향으로 더케이손보에 대한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자 최근 경영컨설팅을 진행중이었다.

교직원공제회는 여러 가지 안들을 고민한 끝에 더케이손보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올해말 께 더케이손보 매각에 대한 자세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쯤 돼야 매각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더케이손보의 지난해말 자본금은 1600억원 규모다. 교직원공제회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더케이손보 매각가를 지난해 연말기준 순자산 1배 수준인 1500억원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더케이손보 예비인수후보로는 금융지주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에서도 하나금융지주의 예비인수후보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는 지난해말 하나금융지주가 ‘하나손해보험’에 대한 상표등록을 마쳐서다.

또한, 하나금융이 생보사는 소유하고 있으나 손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예비인수후보로 꼽히는 원인이다.

다만 롯데손보가 매물로 나왔을 때도 하나금융은 이러한 점 등을 이유로 인수후보로 점쳐졌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시장의 예상정도로 불과하다.

현재 손보사를 소유중인 금융지주가 KB금융 1곳인 점을 감안하면 다른 금융지주들도 더케이손보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KDB한국산업은행 제공
생보업권에서는 KDB생명이 매물로 나와있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내년 초 매각 종료를 목표로 KDB생명에 대한 매각공고를 지난달 30일 냈다.

매각주간사는 크레디트스위스(CS)와 삼일회계법인이 맡았다. 재무실사는 삼일회계법인, 계리실사는 밀리만, 법무실사는 광장이 선임됐다.

매각 대상 주식은 사모펀드(PEF) KDB칸서스밸류와 특수목적회사(SPC)가 보유한 KDB생명 주식 8800만주(92.73%)다.

KDB생명은 이르면 이번주 인수 희망회사를 대상으로 투자설명서(IM)를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이 네 번째 매각추진인 만큼 산은의 매각의지도 확고하다.

앞서 산은은 2010년 사모펀드를 통해 KDB생명(전 금호생명)을 인수한 후 세차례에 걸쳐 매각에 나섰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산은은 매각 성공시 KDB생명 경영진에 최저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의 인센티브 지급까지 약속한 상황이다.

예상 매각가는 최저 2000억원에서 최대 8000억원 수준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서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의 KDB생명의 매각가와 관련한 질문에 “시장에서는 2000억~3000억원에서 7000억~8000억원까지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매각 작업이 앞서 진행됐던 매각들과 달리 기대되는 점은 KDB생명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KDB생명은 유상증자, 후순위채 발행 등 자본확충을 통해 올 상반기말 기준 RBC 비율을 232.66%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50%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또, 지난해를 기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도 매각의 기대를 높인다. 올해 상반기 말 KDB생명의 당기순이익은 335억원이다.

다만 현재의 생명보험업권 현황을 고려했을 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IFRS17을 대비해 KDB생명은 추가로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KDB생명은 추가로 쌓아야할 자본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난해말 부채적정성평가(LAT)에서 약 1조원에 육박하는 준비금 결손이 발생했다.

KDB생명을 인수하게 된다면 새주인은 책임준비금 추가 적립 부담도 같이 떠안게 되는 것이다.

KDB생명 이외에 생명보험업권에서는 매물로 ABL생명과 동양생명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당초 안방보험은 지난 2015년 동양생명을, 2016년에는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한 바 있다.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을 맡으면서 해외자산 매각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ABL생명과 동양생명의 통매각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생보사 인수 후보로는 생보사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취약한 우리금융지주, KB금융 등 금융지주사와 사모펀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들이 최근 들어 비은행부문 강화를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보험업계의 M&A시장이 계속해서 활기가 돌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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