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대기업 여윳돈 장기투자 대신 단기 예금 넣고 유동성 부족 대비"
불경기가 지속되며 대기업들이 여윳돈을 장기투자에 사용하기보다 단기 정기예금에 넣어놓고, 유동성 부족에 대비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 조사 결과 2018년 말 기준 예금은행의 1년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240조7740억원으로 전년 대비 34조3030억원 늘어났다.
이같은 연간 증가 폭은 2010년 36조4830억원 늘어난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단기 정기예금은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1.25%까지 떨어진 2016년 7조7650억원 줄었다가 이후 2017년 26조330억원 늘어나 증가세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해에 증가 폭이 더욱 확대됐다.
우선 기본적으로 단기 정기예금 증가는 전체 정기예금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 있다.
2017∼2018년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되면서 예금금리도 상승해 전체 정기예금 잔액이 증가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단기예금 증가세가 유달리 컸던 것은 대기업들이 여유자금을 만기가 6개월·1년 미만의 정기예금에 넣어 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만기가 1년 미만인 정기예금 잔액 증가율은 2018년 16.6%였다. 만기 1년 이상의 경우 10.3% 증가했다.
한은 측은 "대기업이 여유자금을 단기 정기예금에 넣으면서 예금 잔액이 증가했다"며 "중소기업은 운영자금이 부족한 만큼 대출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6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 밖에 기업의 단기자금 수요가 커지면서 은행의 단기 예금금리도 함께 오르자 단기 예금이 증가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일반적으로 대출이 불어나면 은행의 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예금금리도 뒤따라 인상된다.
실제로, 예금은행의 만기 6개월 미만 정기예금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2012년부터 2017년까지 계속해서 떨어져 연 1.29%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1.60%로 반등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