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금융기관 경쟁 문제 아냐…해외 은행·글로벌 금융기관과도 협심”

“부동산 시장에만 모든 돈이 투입되고 있어…혁신성장 위해 패러다임 변해야”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출입기자 간담회에 참석, 기자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경제 사절단 참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남북경협 문제는 금융기관끼리의 경쟁이 아닌 협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1일 오후 이동걸 산은 회장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출입기자 간담회를 갖고 내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 참석 여부에 대해 “수행단 참석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남북경협에서의 산은의 역할에 대해 그는 “남북경협은 사업 규모도 크고 리스크도 막대한 만큼, 한두개 은행이나 금융기관이 경쟁해서 들어가는 모양새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남북경협은 금융기관끼리의 경쟁 문제가 아니라, 외국 은행과 국제 금융기관들까지 모두 협심해 나가야 하는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남북경협에 있어서 북한 리스크는 결국 정치·외교·군사 리스크로, 남북경협은 경제 주체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며 “따라서 남북경협은 국제 사회의 협력이 가장 중요하고, 이가 해결되면 결국 북한 리스크도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 과열 현상 등 어려움에 봉착한 우리 경제와 산업이 성장해 나가기 위해선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통적인 우리 대기업들의 경영 전략이었던 패스트 팔로우 전략은 현재 한계에 봉착했다”며 “그럼 이제 리드를 해야 하는데 이도 쉽지 않은 문제인데다가, 조만간 중국 등을 위시한 후발 국가가 우릴 따라온다는 절박함도 없었다. 결국 지난 10년간 그런 고민 없이 있다가 몰락한 대표적인 산업이 조선업”이라고 비판했다.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념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을 받아적고 있다. 사진=임진영 기자 imyoung@hankooki.com

또한 그는 “결국 신산업에 있어 우리가 리드를 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 공장의 스마트화와 대기업들의 AI접목과 같은 4차 산업 혁명이 중요하다”며 “산은은 이에 나서는 기업들을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우리 경제가 혁신하기 위해선 재벌 대기업 위주의 수출 강박에서 벗어나 혁신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소득 분배 주도 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먼저 정치와 문화 부분부터 시작해 사고와 의식, 가치관까지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은 최근 가장 심각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되고 있는 과열된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에 풀려 있는 부동자금 1000조원이 넘는데 이 막대한 재원이 대부분 부동산 시장에 투입되고 있다”며 “부동산에서 번 돈은 부동산에만 가고 혁신적인 신산업이나 창업 시장으로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벤처사업을 통해 돈을 번 사람이 많으니 재원이 계속 벤처로 돌고, 혁신 창업이 되는데 우리나라는 부동자금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어 있다”며 “부동산으로 번 돈으로 혁신 창업펀드를 지원할 때 신산업 육성도 이뤄지고 심각한 청년 실업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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