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친환경 용기가 적용되지 않은 CU편의점 도시락. 사진=동효정 기자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정부의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통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는 8월부터 커피 프랜차이즈 등 매장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단속에 돌입했다.

편의점은 단속 대상에서 제외됐다. 편의점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 적용 대상인 ‘휴게음식점’이 아닌 ‘소매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에 편의점은 자체적으로 일회용품 사용 절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가 친환경을 선언한지 1주일이 지났지만 아직 시중에서는 구체적 실체를 접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기자가 서울 일대 점포들을 취재한 결과 친환경 인증 도시락이 도입된 곳은 극히 드물었다.

GS25가 이번에 도입하는 바이오PP 용기는 기존 대비 원가가 60% 비싸며 BGF리테일의 경우 기존 용기에 비해 약 20~30% 높아 점차 변경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BGF리테일은 올해 말까지 4개월 간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전체 도시락 용기를 친환경 용기로 전면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25는 올해까지 기존 도시락의 50%를 친환경 용기로 교체하고, 내년까지 모든 도시락 용기를 친환경으로 교체하는 것이 GS25의 목표다. 이에 편의점 업계가 100% '친환경' 점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조짐이다.

친환경 도시락 용기. 사진=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CU(씨유)는 업계 최초로 친환경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도시락 용기를 도입한 지 일주일이 됐다. ‘친환경 도시락’ 용기는 코코넛 껍질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소재를 적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약 40% 감축할 수 있으며, 자연분해도 용이해 환경 친화적으로 처리가 가능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실링’ 포장 기법을 사용해 별도의 플라스틱 덮개가 필요 없는 도시락도 새롭게 선보인다. ‘실링’ 포장 방식의 도시락을 도입하면 연간 소비되는 플라스틱 덮개 중 약 30%가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접착식 라벨과 직접 인쇄로 재활용이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온 도시락, 음료 페트(PET) 상품 등에 대한 개선도 이뤄진다. 상표 등의 라벨이 용기에서 쉽게 분리되도록 상품별 특징을 고려해 이중 절취선을 넣거나, 비접착식 라벨과 물에 잘 분리되는 수분리성 접착 라벨을 사용하게 된다.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다. 재활용이 쉬운 친환경 종이 쇼핑백과 고객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생분해성 비닐봉투, 접이식 장바구니 에코백을 전국 100여 직영점에서 테스트 운영을 거친 후 내년 상반기까지 전국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GS25는 친환경 원료인 BIO-PP(이하 바이오PP)로 제작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한 도시락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바이오PP는 기존 도시락 용기에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PP)에 무기물인 탈크(이산화규소)를 혼합한 친환경 원료로, 바이오PP로 도시락 용기를 제작할 경우 기존 대비 플라스틱 함량을 40% 줄였다.

PP와 혼합되는 탈크는 자연 환경에 그대로 흡수되는 무기물로 두 물질을 혼합한 바이오PP는 기존 플라스틱 대비 분해 기간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 소각할 경우 검은 연기와 같은 유해물질 발생이 거의 없으며, 소각 후에는 종이와 같이 잔재가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 친환경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다.

GS25 편의점 친환경 도시락 용기. 사진=GS리테일 제공

바이오PP는 전자레인지에 사용이 가능하며, 성형성이 좋아 도시락 용기로 사용하기에 적당한 원료다. GS25는 14일부터 유어스사천식돼지볶음도시락(3800원)에 바이오PP로 제작한 친환경 용기를 사용한 후 이달까지 총 3개 상품에 친환경 용기를 적용하고 있다.

GS25는 이번에 선보이는 친환경 도시락에 제공되는 숟가락에도 신경 썼다. 완벽한 친환경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친환경 소재인 나무로 만든 숟가락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GS25는 이번 친환경 도시락 용기 도입 외에도 업계 최초로 종이 쇼핑백을 도입하고, PB 제조 업체와 손잡고 재활용이 쉽도록 에코절취선을 적용한 용기와 친환경 종이캔(카토캔)을 사용한 음료를 선보인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이달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얼음컵을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완전히 투명하게 바꾸기로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달 5일부터 서울 지역 10개 직영점에서 쉽게 재활용할 수 있도록 브랜드 로고와 바코드 등을 모두 없앤 무지 얼음컵을 시범 사용했다.

세븐일레븐은 자체 브랜드(PB) 생수 '옹달샘물' 뚜껑도 기존 녹색에서 무색으로 변경해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친환경 소재 일회용 비닐봉지 도입, 휴대용 장바구니 도입, 도시락 뚜껑의 친환경 소재 변경 등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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