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광화문 MBK본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벌이고 있는 마트산업 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사진=동효정 기자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홈플러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40개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설립을 추진하자 홈플러스 노동자들이 반대에 나섰다.

리츠란 다수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집해 부동산 투자를 통한 수익을 돌려주는 주식회사다.

24일 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오전 11시 전국 100여 명 지회장들이 모여 중앙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오후 3시 광화문 MBK본사 앞에서 '리츠 매각 MBK 규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김영준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교선국장은 "인위적 구조조정과 폐점은 없다고 2015년 인수 당시 약속과 달리 부천 중동점 매각과 동김해점 폐업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어 매년 지급되던 성과급마저 최초 중단됐다"면서 "리츠 매각이 시작되면 홈플러스 수익은 임대료로 빠져나가고 수익구조가 악화돼 결국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국장은 "부천 중동점의 경우 협력업체 직원까지 6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매장을 리츠 매각한다는 국내에 전혀 없던 방식으로 부천 중동점을 매각하고 오피스텔을 세워 수익을 올리면 노동자들은 당장 일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날 광화문 MBK본사 앞 집회에는 100여 명의 노동자들이 모였다. 노조는 "2만명이 넘는 직원들의 고용과 삶은 안중에 없으며 비용 절감을 통해 상장을 유리하게 하려는 꼼수만 부리고 있다"면서 "리츠 매각을 강행하는 MBK를 규탄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백화점 마트 등 유통업계 전반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며 경영 효율화를 내세우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홈플러스와 달리 다른 기업의 경우 온라인몰 사업 전담 법인을 신설하는 등 온라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전체 매장 142개(62개 임대 매장) 중 매장 40개를 인수하는 리츠를 설립해 지분을 주식시장에 공모할 계획이다. MBK는 홈플러스 자산관리회사(AMC)를 상장하고 주관사로 씨티, 골드만삭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을 내정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국토교통부에 리츠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날 결의대회 현장에서 만난 홈플러스 관계자는 "실제 미국을 비롯한 홍콩 일본 등에서는 유통기업이 부동산 투자업을 겸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일본 이온그룹의 경우 부동산 투자로 굉장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인위적 매각이 아닌 경영 효율화를 위한 선택이며 대량 실업사태를 막기 위해 추후 논의를 거쳐 근로자들의 원하는 형태로 100% 흡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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