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 산은 30년 재직’ 송문선 현 사장 등 제 식구 감싸기 비판 여론 의식한 조치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본사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제공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해외현장 부실 발생에 대한 책임으로 임원을 대거 물갈이 한 데 이어 산은 출신인 현 송문선 사장을 사임시키고 새 사장 선임에 나서는 등 CEO를 교체한다.

산업은행은 21일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대우건설 신임 CEO 선임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측은 대우건설 내·외부 출신을 가리지 않고, 전문 헤드헌팅사의 시장조사와 공개모집 절차를 병행해 CEO 후보자를 발굴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이번에 새로 선임될 CEO에게 돌발 부실이 발생한 해외 사업장인 모로코 사피 발전소 현장의 조속한 정상화와 함께 해외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경영혁신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요구할 방침이다.

이번 대우건설 사장 교체는 최근 대우건설 임원 인사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분석된다.

대우건설은 지난 19일 해외 현장 손실에 대해 책임경영을 실천한다는 명목으로 전체 본부장급 임원의 절반인 6명을 내보내는 인사를 단행했다.

토목사업본부와 플랜트사업본부 등 3개 핵심 사업 본부를 총괄하는 전무직을 폐지하고, 토목사업본부장과 인사경영지원본부장, 조달본부장, 기술연구원장, 품질안전실장 등 5개 자리에 각각 직무대리를 임명했다.

그러나 최고 책임자인 송문선 사장이 CEO 자리를 그대로 보전하면서 대우건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부실 책임을 대우건설에 떠넘기고 산은 출신 임원들을 감싸는 행태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송 사장은 산업은행에서 30년간 근무하고 부행장까지 오른 인사로, 지난해 대우건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사장직까지 올랐다.

또한 이번에 퇴사한 본부장들은 모로코 프로젝트 부실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반면, 정작 부실과 관련돼 있는 본부장은 유임된 것도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부랴부랴 산업은행이 비판여론을 의식해 임원들에 이어 자신들이 파견한 산은 출신인 송 사장을 교체하기로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사실상 대우건설 매각을 주도해온 대주주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해외 사업장의 부실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매각에 나섰다가 결국 호반건설이 해외 현장 부실을 이유로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 매각이 결렬된데 대해 산업은행이 좀 더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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