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40대로 자동화기기 최다 설치 1위…유안타증권 29대·부국증권 23대 뒤 이어

HTS·MTS등 보편화로 객장·지점 주식 거래 수요 줄어 비용 절감 위해 자동화기기 없애

서울 여의도 증권가 밀집지구 야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증권사들이 고객 편의를 내세워 마케팅이나 이벤트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기본적인 편의를 위한 자동화기기(ATM)를 단 한 대로 갖추지 않고 있는 증권사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증권사의 각 지점이나 객장 등에서 고객들이 현금이 급하게 필요하거나 계좌 조회 등을 할 때 자동화기기가 없어 불편이 예상되지만 증권사들은 수요 저하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설치돼 있는 자동화기기 마저 없애고 있는 실정이다.

◇ 상위 20대 증권사 중 ATM/CD기 등 자동화기기 ‘전무’한 곳이 절반 이상인 12곳 달해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자기자본 상위 20대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키움증권,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현대차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부국증권. 이상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자기자본 상위 순)의 2017년도 3분기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현재 이들 20개 증권사들이 갖추고 있는 ATM이나 CD기 등 자동화기기는 총 152대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상위 20대 증권사 자동화기기 설치 현황. 자료=각 사 사업보고서 분석
1개 증권사 당 평균 7.6대 꼴로 자동화기기를 설치해 놓고 있는 셈이지만, 정작 20대 증권사 중 절반 이상인 12개 증권사는 자동화기기를 아예 갖추고 있지 않았다.

따라서 자동화기기가 아예 없는 증권사들을 제외하고 자동화기기를 1대 이상이라도 설치해 놓고 있는 증권사 8곳들을 대상으로 할 경우 1개 증권사 당 평균 19대의 자동화기기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증권사 중 자동화기기가 단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은 12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 한화투자증권, 교보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등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대략 2007년경부터 가정에서 개인 PC로 주식 거래를 하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거래가 크게 늘었고 2010년 이후로는 휴대폰으로 주식 거래를 하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가 자리잡으면서 증권사 객장이나 지점을 직접 방문해 거래하는 고객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증권사 객장 전광판이나 자동화기기 설치 관련 운영 업체인 ‘청호컴넷’의 경우 2010년 이후로 주가가 그 전에 비해 크게 하락한 것이 확인된다”며 “증권사들 역시 현장 거래 고객 수요 감소로 인해 비용 절감 차원에서 현장 고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자동화기기를 많이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삼성증권과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유안타증권, 현대차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부국증권 등 8개 증권사는 현재 자동화기기를 운영 중이다.

상위 10대 증권사 중에서는 자기자본 순위 3위 삼성증권과 4위 KB증권, 5위 한국투자증권, 6위 메리츠종금증권 등 4개사가 자동화기기를 설치해놓고 있었고, 자기자본 상위 10위부터 20위 사이 증권사들 중에서는 11위 유안타증권과 15위 현대차투자증권, 17위하이투자증권, 20위 부국증권 등 역시 4개 증권사가 자동화기기를 마련해 놓고 있었다.

이는 일명 업계 순위로 통용되는 자기자본을 많이 갖추고 있는 대형 증권사라고 해서 반드시 자동화기기를 많이 설치해 놓고 있지는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특히 오히려 자기자본 순위가 낮은 증권사들이 업계 상위 증권사들보다 상대적으로 자동화기기는 더 많이 설치해 놓고 있는 경향도 발견된다.

◇ 삼성증권 자동화기기 40대로 최다 설치…유안타증권 29대, 부국증권 23대 등 뒤 이어

자동화기기를 가장 많이 설치해놓은 증권사는 총 40대의 CD/ATM기를 설치해 놓은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5년말과 2016년말에도 보유 자동화기기 대수가 40대로 동일해 최근 3년간 자동화기기를 없애거나 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서울 태평로 소재 삼성증권 본사 앞에 내걸린 삼성증권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사진=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자동화기기를 단순한 객장이나 지점에서의 비용 문제로 처리하지 않고 넓은 의미의 ‘핀테크’로 보고 고객 편의성 극대화를 위해 아무리 수요가 줄어도 자동화기기를 전과 같이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사의 자동화기기는 지점이나 객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 편의성을 위해 증권사 지점 외부 등에도 설치해 놓고 있다”며 “객장이나 지점 주식 거래 수요가 줄었다고 해도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해 자동화기기를 없애지 않고, 고객 편의를 생각하는 ‘핀테크’ 증권사로서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유안타증권이 29대의 ATM을 보유하고 있어 두 번째로 많은 자동화기기를 설치해 놓은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이번 조사 대상 상위 20대 증권사 중 자기자본 순위가 가장 낮은 업계 순위 20위의 부국증권이 통장프린트기 18대와 카드즉시 발급기 8대 등, 총 23대의 자동화기기를 갖춰놓고 있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CD/ATM 등 총 17대의 자동화기기를 설치해 놓고 있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이 16대의 ATM기를 갖추고 있어 자동화기기를 다섯 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어 여섯 번째로 KB증권이 10대의 ATM을 설치해 놓고 있었고, 하이투자증권이 ATM/CD기 등 자동화기기를 총 9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잔액조회와 계좌 입/출금, 거래결과 조회, 이체, 통장정리 등이 가능한 자동화기기를 총 8대 설치해 놓고 있었다.

자동화기기를 갖춰놓은 증권사들 중 설치 대수가 가장 적은 메리츠종금증권의 경우 여의도 메리츠종금증권 본사 1층에 1대, 강남금융센터 6층에 1대, 광화문금융센터 2층에 1대, 부산금융센터 1층에 1대, 메리츠화재 강남 메리츠타워 1층에 1대, 부산 메리츠타워 1층에 1대, 서울 용산 한진중공업건설부문 본사 1층에 1대, 경기도 여주의 솔모로 골프장 1층 1대 전국 각지에 총 8대의 자동화기기를 마련해 놨다.

◇ 최근 2년새 20대 증권사 자동화기기 설치 현황 194대 → 187대 → 152대로 감소 추세

한편, 증권사의 자동화기기 설치 대수는 과거 대비 점차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말과 2016년말의 상위 20대 증권사의 자동화기기 설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5년말에는 20대 증권사가 설치한 자동화기기 대수가 총 194대였고, 1년이 지난 2016년말에는 이보다 7대가 줄은 187대의 자동화기기가 설치돼 있었으며, 지난 1년새 또 다시 35대가 줄어들어 현재 152대의 자동화기기만이 설치돼 있는 상태다.

현재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지 않은 12개 증권사와 자동화기기가 설치된 8개 증권사들은 2016년말과 2015년말에도 동일하게 아예 자동화기기를 설치하지 않거나 자동화기기를 운영 중이었다.

최근 2년간 자동화기기를 설치해 놓고 있는 8개 증권사 중 자동화기기 설치 대수를 줄인 곳이 3곳, 자동화기기 설치 대수가 증가한 곳이 2곳, 나머지 3곳은 최근 2년새 자동화기기 설치대수에 변함이 없었다.

증권사 중 최근 2년새 자동화기기를 가장 많이 줄인 증권사는 유안타증권이다. 유안타증권은 2015년말만 해도 20대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총 71대의 자동화기기를 설치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2016년말에는 이보다 4대가 줄어든 67대의 자동화기기를 운영했고, 지난 1년새 또 이 중 무려 절반 이상인 38대의 자동화기기를 없애고 29대의 자동화기기 만을 남겨놓으면서 자동화기기 설치 대수가 2년전 대비 40.8% 수준으로 감소했다.

서울 을지로 유안타증권 본사 전경. 사진=유안타증권 제공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객장이나 지점 등 현장에서 고객 수요가 줄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지난해 자동화기기를 많이 줄였다”면서도 “대신 자동화기기 감소로 인한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인구가 많은 편의점 등에 증권사 제휴 자동화기기를 추가로 대체 설치해 고객들로 하여금 불편함이 없게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증권사 객장이나 지점의 자동화기기는 운영 시간이 지나면 고객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당사의 편의점 제휴 자동화기기 시스템은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고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강점이 있어 오히려 증권사 지점 자동화기기보다 고객들로부터 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부국증권의 경우 2015년말 자동화기기가 총 27대 설치돼 있었지만 2016년말엔 이보다 4대가 줄어든 23대의 자동화기기를 운영해 현재까지 이를 동일하게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5년말과 2016년말에 각각 동일하게 17대씩 자동화기기를 설치해 놓고 있다가 최근 1년새 자동화기기 1곳을 없애고 16대만의 자동화기기를 운영 중이다.

이와는 반대로 현대차투자증권의 경우 2015년말과 2016년말엔 자동화기기 설치 대수가 14대였지만 지난 1년새 자동화기기를 추가로 3대 더 설치해 총 17대의 자동화기기를 운영 중이다.

하이투자증권도 2015년말 자동화기기가 7대에서 2016년말에는 8대로, 현재는 9대로 1년새 1대씩 자동화기기를 추가로 설치했다.

나머지 삼성증권(40대)과 KB증권(10대), 메리츠종금증권(8대)의 경우 2년전과 1년전에도 현재와 자동화기기 설치 대수가 동일했다.

한편, 현재 자동화기기가 설치돼 있지 않은 12개 증권사 중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고객잔고조회기를 2011년과 2012년에 34대씩 운영했고 2013년엔 이를 30대로 줄였다가 이후 2014년부터 모든 자동화기기를 없앤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NH투자증권 제공
업계 2위 NH투자증권도 현재 자동화기기를 전혀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2009년까지만 해도 총 60대의 현금인출기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후 2011년엔 이를 51대로 줄였고 2012년엔 또 48대로 더 줄었다가 2013년부턴 모든 자동화기기를 없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이미 15년 전인 2003년에 모든 자동화기기를 없앴다. 2001년 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투자는 총 1639대나 되는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2002년엔 이를 173대로 줄이면서 90% 정도의 자동화기기를 없앤데 이어 2003년부터는 자동화기기를 아예 운영하고 있지 않다.

한화투자증권은 2013년말 총 13대의 CD/ATM기를 운영하던 것을 마지막으로 2014년부터 모든 자동화기기를 없앴고, DB금융투자도 2013년말 마지막으로 CD기 6대를 운영해 오다가 다음 해부터 모든 자동화기기를 폐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