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임 총 계약금액은 한국투자증권 37조원으로 1위…17조 미래에셋대우의 ‘두 배’

고객 1인당 투자일임 평균 계약금액, 하나금융투자 16억원 1위…키움증권 9억원 2위

서울 여의도 증권가 밀집지구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개인 투자자들의 자산을 주식 전문가를 통해 증권사가 관리해주는 투자일임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투자일임 계약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증권사들의 경쟁이 뜨겁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랩 어카운트’가 이러한 투자일임 상품 중 하나로 증권 전문가가 알아서 주식이나 채권,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투자해 주는 자산종합관리계좌의 일종이다. 용어의 유래는 '포장하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를 뜻하는 어카운트(Account)의 합성어다.

투자일임업은 증권사가 고객의 재산과 투자판단을 일임받아 관리하는 것으로 일임형 랩어카운트, 랩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이 포함되는데 이를 통해 증권사가 얼마나 많은 고객자산을 얼마나 잘 관리했는지 알 수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직접 투자에 나서기는 시간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증시 강세로 점차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증권사가 전문적 투자 관리를 통해 자산을 굴려주는 투자일임 서비스의 인기도 상승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와 투자일임 계약을 맺게 되면 고객은 증권사에 자신의 자산에 대한 투자 권리를 일임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증권사는 투자 일임을 한 데 따른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이에 투자일임 계약을 맺은 고객이 많은 증권사 일수록 그만큼 안정적인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따라서 투자일임 고객 수가 많은 증권사는 ‘단골고객’을 많이 확보한 셈으로 증권사에 대한 인지도와 선호도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로도 볼 수 있다.

◇ 업계 1위 미래에셋대우, 투자일임 고객 수 ‘53만명’…2위 KB증권과 두 배 차이 ‘선두’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키움증권. 이상 지난해 12월 31일 자기자본 상위 순)의 2017년도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투자일임 고객 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10대 증권사 중 투자일임 고객 수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로 나타났다.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투자일임 고객 수 현황. 자료=각 사 2017년도 3분기 사업보고서 분석
미래에셋대우는 투자일임 고객 수는 53만561명으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많은 투자일임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

또한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일임 고객 수는 상승 추세에 있다. 전년(이하 2016년 말 기준) 미래에셋대우의 투자일임 고객 수는 47만9867명으로 최근 1년새 5만694명의 투자일임 고객을 새로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당사의 투자일임 상품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가장 훌륭한 인프라와 편의성을 갖췄다고 인정받아 고객 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에 따라 투자일임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증권사로 투자자들이 당사를 가장 많이 택하면서 타 증권사 대비 압도적으로 많은 투자일임 고객 수를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에 이어 투자일임 고객 수가 두 번째로 많은 증권사는 KB증권으로 28만4009명의 투자일임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 그러나 KB증권의 투자일임 고객 수는 1위 미래에셋대우와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그쳐 선두와는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KB증권의 투자일임 고객 수도 전년의 26만7490명에서 1만6519명이 늘어나 증가세를 유지했다.

투자일임 고객 수가 세 번째로 많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15만2239명의 고객과 계약을 맺고 있었다. 앞선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과 달리 NH투자증권은 고객 수가 감소세를 보였다. KB증권의 전년 투자일임 고객 수는 15만5432명으로 최근 1년새 고객 수가 3193명 감소했다.

투자일임 고객 수 4위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로 9만7953명의 투자일임 고객을 확보하고 있었다. 전년 고객 수는 9만1288명으로 최근 1년새 고객 수가 6665명이 늘어났다.

이어 고객 수가 다섯 번째로 많은 증권사는 5만4309명의 투자일임 고객을 확보한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1년새 가장 큰 폭으로 투자일임 고객 수가 늘어난 증권사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일임 고객 수는 전년까지만 해도 3만5731명이었지만 지난 1년 새 투자일임 고객 수가 1만8578명이 늘어나면서 고객 수가 50% 이상 증가했다.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대우 본사 센터원 빌딩 전경. 사진=미래에셋대우 제공
이어 고객 수 6위는 대신증권이 차지했다. 대신증권의 투자일임 고객 수는 2만4829명이고, 전년의 1만5902명 대비 지난 1년새 8927명이 증가해 역시 고객 수가 50% 넘게 증가하며 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최근 투자일임 고객 수가 급격히 늘어난 증권사로 이름을 올렸다.

투자일임 고객 수가 7번째로 많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으로 1만6377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전년의 1만8037명에 비해 1660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어 투자일임 고객 수 8위는 하나금융투자로 5788명의 고객과 투자일임 계약을 맺고 있었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전년의 6013명에 비해 투자일임 고객 수가 225명 줄어들어 NH투자증권,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어 키움증권의 투자일임 고객 수가 1339명으로 고객 수 9위에 올랐다. 전년의 1251명보다 88명이 증가한 수치다.

마지막으로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일임 고객 수가 904명으로 10대 증권사 중 가장 적었다. 최근 1년새 증감 추이는 전년의 823명보다 81명이 늘었다.

◇ 일임계약 금액, 고객 수 5위 한국투자증권이 37조원으로 1위…미래에셋대우 17조원의 ‘두 배’ 이상

한편, 투자일임 고객들이 증권사에 맡긴 일임계약 자산총액(이하 일임계약 금액, 평가금액 기준)이 가장 많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었다.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투자일임계약 금액규모 현황. 자료=각 사 2017년도 3분기 사업보고서 분석
한국투자증권의 일임계약 금액은 37조6177억원으로, 투자일임 고객 수가 53만명으로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17조1400억원)보다 계약금액 면에 있어서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일임 고객 수는 5만명 수준으로, 53만명의 미래에셋대우나 28만명의 KB증권, 15만명의 NH투자증권, 9만명 대인 신한금융투자보다 많게는 열배, 적게는 두 배 이상 적었지만 일임계약 금액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주택도시기금과 고용보험 기금 등 몸집이 큰 연기금과 기관 투자자들을 투자일임 고객으로 두고 있다”며 “이들 큰 손 고객들이 맡기는 투자일임 계약금액이 규모가 큰 만큼 적은 고객 수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일임계약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고객 수는 한국투자증권보다 열배 더 많았지만 정작 계약금액 순위는 한국투자증권에 밀려 2위를 차지했다,

일임계약 금액 2위는 17조1400억원의 미래에셋대우였다. 일임계약금액 3위는 9조1954억원의 하나금융투자다. 일임계약금액이 네 번째로 높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8조4158억원의 일임계약을 맺고 있었다.

서울 여의도 소재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투자증권 제공
다음으로는 대신증권의 일임계약금액이 7조1452억원으로 5위를 차지했다. 일임계약 6위는 4조3756억의 신한금융투자다. 일임계약 7위는 3조4599억원의 삼성증권이다.

이어 일임계약금액 2조9213억원의 KB증권이 8위에 올랐다. 다음으로는 키움증권의 일임계약이 1조2149억원으로 9위를 차지했다. 마지막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이 일임계약금액이 903억원으로 가장 적었다.

◇ 고객 1인당 평균 계약금액, 하나금융투자 16억원 ‘최고’…고객 수 최다 미래에셋대우 3231만원, 9위로 밀려

증권사의 투자일임 계약 총 자산을 고객 수로 나눈 일임계약 고객 1인당 평균 계약금액은 하나금융투자가 15억887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자기자본 상위 10대 증권사 투자일임 고객 1인당 평균 계약금 현황. 자료=각 사 2017년도 3분기 사업보고서 분석
하나금융투자는 투자일임 고객 수는 5788명으로 53만명 이상의 투자일임 고객을 보유한 미래에셋대우 대비 고객 수가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고객 수 순위도 10대 증권사 중 8위에 그쳤다.

그러나 하나금융투자의 투자일임 계약금액 규모는 9조1954억원으로 10대 증권사 중 세 번째로 높았고, 고객 1인당 평균 계약 금액은 가장 높아 ‘효율성 면’에 있어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이는 하나금융투자에 자산을 맡긴 투자일임 고객이 주로 고액의 자산을 증권사에 맡기는 ‘알짜 고객층’ 위주로 편중돼 있고, 하나금융투자가 그만큼 VIP 고객층 잡기에 성공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는 “당사는 투자일임 계약금액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기관 자금의 비중이 높아서 고객 1인 당 투자일임 계약금액이 높게 책정됐다”고 말했다.

1인당 평균 계약금액 2위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고객 1명당 평균 계약금액 규모가 9억728만원에 달했다.

1인당 계약금액 3위는 총 계약금액 규모가 37조원으로 가장 컸던 한국투자증권이었다. 1인당 평균 계약 금액은 6억9266만원이었다.

다음으로는 대신증권의 1인당 계약금액이 2억8778만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5위는 2억1127만원의 삼성증권이다. 이어 메리츠종금증권이 9991만원으로 6위, NH투자증권이 5528만원으로 7위, 신한금융투자가 4467만원으로 8위에 올랐다.

서울 여의도 소재 하나금융투자 본사 사옥 전경. 사진=하나금융투자 제공

고객 수가 가장 많은 미래에셋대우는 계약금액 총 규모가 고객 수 대비 뒤따라주지 않으면서 오히려 1인당 평균 계약 금액은 뒤에서 두 번째로 낮은 3231만원, 9위에 그쳤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당초 투자일임 상품은 프라이빗 뱅커(PB) 위주의 고액 투자 성향이 강했다”며 “당사는 소수의 PB위주로 돌아가는 투자일임 업무에서 탈피, 개인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일임 서비스의 대중화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서비스 및 인프라 측면에서 당사의 투자일임 상품이 가장 신뢰를 인정받아 투자일임 증권사로 가장 높은 인기를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다 넓고 다양한 고객층을 대상으로 투자일임 영업을 수행하면서 고객 층이 폭넓게 확보됐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소액으로 투자일임 계약을 맺은 개인 투자자들이 많이 늘어나 고객 1인당 평균 단가가 내려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투자일임 고객 1인당 평균 계약 금액이 가장 낮은 증권사는 KB증권으로 1029만원 수준이었다.

KB증권도 투자일임 고객 수는 미래에셋대우 다음으로 많은 28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정작 총 투자일임 계약금액 규모는 3조원에도 못 미치는 8위로 떨어지면서 1인당 평균 계약 금액이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나 효율성 면에 있어서는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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