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편의점 수입맥주 판매 비중이 60%를 넘어서며 국산 맥주 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다양한 맥주를 원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커진 데다 혼술 트렌드가 자리 잡으면서 '양보다 질'을 따지며 수입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한 까닭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맥주사업 실적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맥주사업에서 영업손실 395억 원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주류 부문이 속한 롯데칠성음료 지난해 매출 2조2793억 원, 영업이익 76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2016년보다 매출은 0.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48%나 급감했다.

지난해 새 맥주 ‘피츠 수퍼클리어’를 내놓으면서 마케팅 등 비용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오비맥주 매출액은 2014년 1조5300억원, 2015년 1조4908억원, 2016년 1조54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014년 3284억원, 2015년 3862억원, 2016년 3723억원을 달성했다.

오비맥주는 1998년 두산그룹이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에 팔았으며 2009년 사모펀드 KKR에 매각됐다. 이후 2014년 인베브가 다시 인수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이에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스텔라 등 탄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수입맥주와 경쟁사들의 신제품 출시에 적극 대응해 나가고 있어 이같은 성장이 가능했다는 평가다.

이에 국내 맥주업계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롯데주류는 수입맥주의 종류를 늘리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신제품을 내놓으며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주류는 롯데아사히주류를 통해 아사히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2016년 L7, 맥가글스 등을 들여온 데 이어 올해부터 밀러 라이트와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올해 안으로 블루문, 쿠어스 라이트 등의 수입맥주를 들여올 가능성이 높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클라우드는 프리미엄, 피츠는 레귤러 맥주 시장에 자리잡도록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며 세계 3위 시장인 몰슨 쿠어스사와 유통 계약을 체결한만큼 이를 활용해 인지도 높은 맥주를 유통하며 시장 점유율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하이트진로는 기린, 싱하, 크로넨버그 1664 블랑, 투이즈 엑스트라드라이, 포엑스골드 등을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관세 철폐를 계기로 포트폴리오 확대를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트진로는 국내 맥주 시장은 필라이트를 필두로 올해 ‘만성 적자’에서 탈출할 것으로 보인다. 필라이트는 출시 20일 만에 초도물량 6만 상자(1상자 24캔)가 출고됐고 지난해 10월에는 누적판매량 1억캔을 돌파했다. 주류시장 유통의 절반을 차지하는 음식점과 주점 등에서의 판매 없이 대형마트과 편의점 위주의 가정채널에서만 이룬 성과다. 기존 맥주보다 가격이 40%가량 저렴한 것도 인기 요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신년사에서 박문덕 회장이 '강력한 구조적 혁신과 경영쇄신을 통한 맥주사업의 본원적 체질개선'을 강조한만큼 일단 하이트의 점유율 회복을 중심으로 세대를 아우르며 사랑받는 필라이트가 될 수 있도록 마케팅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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