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점 모피 매장에서 고객이 유색모피 입어보는 것을 직원이 도와주는 모습.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백화점 업계가 예년 보다 일찍 찾아온 추위에 모처럼 겨울 정기 세일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연말세일부터 크리스마스, 신년세일까지 이어지는 12월 행사는 다음 한 해의 소비심리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 업계는 내년 소비에 기대를 품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온이 처음 영하권으로 떨어진 뒤 2주가량 영하의 한파가 지속됐다. 또 지난달 19일부터 28일까지 서울 평균 최저 기온은 -2.0℃로 전년보다 2℃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추위에 연말세일 기간 동안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선 롱패딩 등 겨울 외투가 불티나게 판매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 등 주요 백화점은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3일까지 진행한 겨울 정기 세일전에서 모두 전년대비 7% 이상 증가한 매출을 올렸다. 신세계백화점은 겨울정기세일 실적이 작년보다 12.1% 늘었고, 롯데백화점 7.5%, 현대백화점은 7.3% 증가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경우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념해 제작한 이른바 '평창 롱패딩'이 히트를 치면서 큰 집객효과를 누렸다. 그 결과 스포츠웨어와 아웃도어부문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35.5%, 30.9%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롱패딩 열풍에 힘입어 패딩 상품군 매출이 전년대비 30% 이상 늘었으며, 값비싼 수입의류와 모피도 각각 9.1%, 8.7%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스포츠의류 매출이 35.9% 늘며 전체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촛불시위 등으로 소비 심리가 악화돼 겨울 정기세일전에서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소비 심리가) 다소 누그러지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면서 "12월에는 추위가 더 심해지면서 아우터를 중심으로 기획한 세일의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장기 불황에 국정 혼란 등으로 소비를 줄였던 고소득층들은 최근 조금씩 지갑을 열기 시작해 백화점 매출 상승세에 일조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연말 세일 기간 동안 수입의류 매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5%p 오른 9.1%를 기록했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명품 매출이 8.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통업체들은 소비 회복세를 이어가기 위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겨냥해 상품권 증정 행사 등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설 방침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