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의 씨티그룹 지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미국의 씨티그룹이 브렉시트에 따른 대응으로 유럽 프라이빗 뱅킹 업무의 허브를 기존의 런던에서 룩셈부르크로 이전한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2일 보도했다.

FT 보도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하드 브렉시트에 대비해 유럽에 거주하는 초고액순자산(UHNW) 고객들을 위한 업무 센터를 룩셈부르크에 설치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드 브렉시트는 영국이 유럽연합(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상실하는 상황을 말하는 용어로, 이 사태가 발생하면 영국은 유럽에 대해 무관세 혜택이 없어지거나 무역 장벽이 신설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

룩셈부르크에 들어설 씨티그룹의 프라이빗 뱅킹 업무센터는 총 2500만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중 최소한 1000만 달러를 씨티그룹과 거래하는 고객들의 계좌를 관리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현재 씨티그룹은 런던의 EU 지역본부를 통해 EU 고객들을 관리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계좌 관리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미 지난 7월 씨티그룹은 EU지역의 투자은행 업무 센터를 프랑크푸르트로 이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FT는 “씨티그룹이 투자은행과 프라이빗 뱅킹 업무 센터를 유럽 대륙으로 이전하는 것은 하드 브렉시트에 대한 글로벌 은행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은행의 최고경영자들이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대비를 확대하고 있고, 유럽 단일시장에 대한 영국의 접근이 유지될 수 있다는 희망을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과 EU 양측의 지도부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최근 현재의 협상 속도로는 브렉시트 협의가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지난 11일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도 브렉시트 관련, 아무런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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