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의 자본건전성이 크게 제고됐다.

6월 말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 변동추이를 살펴보면 외국계 보험사를 중심으로 RBC가 큰 폭으로 개선됐다.

RBC란 보험사가 가진 부채에 대해 특정 순간에 상환 요청이 생길 때, 즉 보험 가입자 전부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보험금을 얼마나 여유 있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ING생명의 경우 지난해 말 319.2% 수준이던 RBC가 올 6월 말에는 522.6%까지 203.4%포인트나 치솟으며 격차를 벌렸다.

다음으로는 삼성생명이 331.8%로 지난해 말보다 29.7%포인트 오르며 2위를 차지했다. 이어 라이나(319.5%)·AIA(260.9%)·ABL생명(250.8%)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RBC 기준으로 보면 상위 5개 회사 중 4개 회사가 외국계 생명보험사였다.

전문가들은 외국계 생보사들의 RBC가 높아진 원인으로 ‘新 RBC제도 선반영’을 지목했다.

오는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대비해 RBC 비율 산출 시 적용되는 부채 듀레이션(만기)을 실정에 맞게 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실제 계약과 상관없이 20년까지만 듀레이션을 설정할 수 있었다. RBC 제도 도입 당시 20년 이후의 회계를 전망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국은 보험회사가 희망하면 올해 6월부터 부채 듀레이션을 최대 30년까지 적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

이에 이미 글로벌 기준에 맞춰 자산부채를 관리해오던 외국계 보험사들이 수혜를 입었다는 해석이다.

선진국 자본적정 기준에 맞춰 보험부채와 자산 만기를 최대한 일치시켜 자산을 운용해온 외국계 생보사들은, 기존 20년 이내 듀레이션 설정 시 자산-부채 간 만기 불일치가 심화돼 결과적으로 RBC 비율이 낮아졌다.

따라서 외국계 생보사들이 새 RBC 관련 규정을 선반영해 RBC 제고에 나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