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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을 강하게 시행하면서 카드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카드 모집인이나 설계사, 여신 상담원 등 통상적으로 비정규직 직원이 맡고 있는 특징적인 업무가 많은 카드업권인만큼 카드사들도 다수의 비정규직 직원을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같은 카드업계 내에서도 각 카드사 별로 비정규직 문제를 대함에 있어 ‘온도차’도 크다. 비정규직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전체 직원 중 거의 절반 내지는 3분의 1이 비정규직 직원인 카드사도 있기 때문이다.

◇ 7개 전업 카드사 비정규직 비율 15.5%···전년 대비 줄었지만 ‘정규직’ 숫자도 감소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우리·하나·롯데카드, 이상 시장 점유율 순)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업체들의 전체 직원 숫자는 총 1만1903명이고 이중 기간제 직원은 1841명(이하 올해 3월 31일 기준)으로, 7개사 평균 비정규직 비율은 15.5%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31일 기준으로 7개 전업 카드사 전체 직원이 1만2658명이고, 이 가운데 기간제 직원이 2431명으로 평균 비정규직 직원 비율이 19.2%였던 것에 비하면 최근 1년새 카드업계에서 비정규직 비율이 꾸준하게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같은 카드업계 비정규직 비율 감소 현상에는 통계의 맹점이 존재한다. 지난 1년간 카드사들에서 비정규직 직원 숫자가 줄어든 것은 맞지만 그만큼 정규직 직원 숫자가 늘어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면, 1년전 7개 전업 카드사의 정규직 직원은 1만227명이었지만, 현재 이들 업체에 재직 중인 정규직 직원은 1만62명으로 오히려 ‘정규직’ 자체 숫자는 소폭 감소했다.

즉, 최근 카드업계의 비정규직 비율 감소가 단순히 기간제 직원 숫자가 늘고 정규직 직원 수가 늘어서 생긴 현상이 아니라, 기간제 직원의 계약 기간 만료 후 이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고, 비정규직 숫자가 기계적으로 줄면서 전체서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감소한 모양새인 것이다.

  •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전경. 사진=현대카드 제공
◇ 비정규직 직원 숫자·비율 모두 현대카드 ‘압도적’

한편, 국내 7개 전업 카드사의 비정규직 직원 현황을 살펴보면 현대카드의 비정규직 비율이 30.6%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전체 직원 2317명 중 기간제 직원이 709명으로 비정규직 직원 숫자도 7개사 중 압도적으로 많다.

1년전과 비교하면 현대카드의 비정규직 현황은 전체 직원 2875명 중 기간제 직원이 1312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5.6%에 달했다. 일단 비정규직 비율만 따져보면 최근 1년새 현대카드의 비정규직 비율은 15%나 감소해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선 지난 1년새 현대카드 기간제 직원 숫자는 1312명에서 709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그만큼 직원 숫자도 2875명에서 2317명으로 기간제 직원 숫자가 감소한 것과 거의 비슷하게 줄었다.

이는 직원 전체 숫자는 거의 변하지 않은 상태에서 비정규직이 정규직화 돼 정규직 숫자가 늘고 비정규직 숫자가 감소한데 따라 비정규직 비율이 감소한 것이 아니라 기간제 직원이 줄어들만큼 전체 직원 수도 줄고 그에 따라 비정규직 비율이 ‘감소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대해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 2014년 파견직으로 근무하던 600명이 넘는 아웃소싱 직원들을 전원 당사 소속 직원으로 편입시킨 사실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한꺼번에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경우, 인건비 문제와 복지 부담이 너무 커져 이들을 일단 기간제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했는데 그 바람에 당사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 직원 비율이 과다하게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한, 지난해 콜센터 상담부서를 외부에 매각하면서 해당 부서 소속 비정규직 직원들이 타사 정규직으로 모두 신분이 전환돼 당사 소속 기간제 직원 숫자와 비정규직 비율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14년 당시 회사 입장에서는 큰 결단을 내려 외부 인력회사 소속의 아웃소싱 직원들을 전원 당사 소속 직원으로 전환했다”며 “이 공로로 정부 포상까지 받았는데 통계상으로 드러난 숫자에는 이러한 노력이 반영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 2014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2014 일자리창출 유공포상 전수식'에서 현대카드가 파견직 근로자 653명을 직접 고용해 일자리 창출을 일궈낸 공로로 정부 표창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비정규직 비율 우리·롯데 20%대 - 삼성 10%대 - 하나·신한·KB국민 ‘한 자리 수’

현대카드 다음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곳은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다. 우리카드는 전체 직원 598명 중 151명이 기간제 직원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25.3%였다. 특히 1년전과 비교해도 오히려 비정규직 비율이 더 늘었다.

지난해 우리카드는 전체 직원 504명 중 118명이 기간제 직원으로 재직, 비정규직 비율이 23.4%였는데 최근 1년새 비정규직 직원이 절대수치와 비율 모든 측면에서 소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카드도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카드는 전 직원 1708명 중 기간제 직원이 414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24.2%에 달했다. 반면, 지난해엔 전체 직원 1610명 중 기간제 직원이 313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19.4%를 기록해 최근 1년간 비정규직 비율이 5%포인트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높은 비정규직 비율에 대해 롯데카드 관계자는 “당사는 타 카드사에서는 볼 수 없는 당사만의 특수한 조직인 ‘카드센터’라는 카드 영업 부서를 전국 롯데백화점 지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엔 이 부서에 근무하는 상당수의 직원이 파견직이었지만, 현재는 이 직원들을 본사 소속 무기 계약직 직원으로 전환해 직접 고용하면서 비정규직 비율이 타사에 비해 많은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이 무기 계약직 직원들은 2년의 근무기간이 지나면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 번째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카드사는 삼성카드로 전체 직원 2081명 중 236명이 기간제 직원으로 비정규직 비율은 11.3%다. 1년전 삼성카드는 전 직원 2384명 중 257명이 기간제 직원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10.8였다. 최근 1년새 비정규직 비율이 약간 늘었고, 비정규직 직원 숫자는 약간 줄었다.

나머지 3개사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10% 미만으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비정규직 비율 12.2%에서 올해는 8.7%로 비정규직 비율을 한 자릿수대로 줄였다.

하나카드도 지난해 비정규직 비율이 5.9%에서 5.8%로 소폭 감소했다.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비정규직 비율이 낮은 업체는 KB국민카드로 지난해 1.4%에서 올해는 2.4%로 비정규직 비율은 증가했지만 거의 대부분의 인력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었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당사는 은행계 카드사로서 과거 국민은행에서 카드 업무를 분사 할 때 비정규직 직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한 만큼 사실상 거의 비정규직 직원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1년새 KB국민카드의 비정규직 직원 숫자가 소폭 늘어난 이유에 대해 그는 “당사가 최근 고용해 늘어난 극소수의 비정규직 직원은 변호사 등 고비용 전문직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전문 계약직 직원은 오히려 고연봉을 선호하는 만큼 자유로운 계약직 채용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고, 당사에서도 일정 기간이 지난 후엔 당사자의 희망에 따라 정규직 전환 여부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 서울 중구 롯데카드 본사. 사진=연합뉴스
◇ 카드업계, “비정규직 늘었지만 차차 정부 시책 발맞출 것”

7개 전업 카드사들의 비정규직 현황을 살펴보면 각 업체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일단은 최근 1년새 비정규직 비율은 오히려 늘어난 것이 사실이다. 카드사들은 일단, 이구동성으로 새 정부 시책에 맞춰 비정규직 채용의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다만, 급격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회사 사정상 어려운 만큼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당사는 3년전 당사 소속 직원으로 신분이 전환된 기간제 직원들을 꾸준하게 정규직으로 전환시키고 있다”며 “회사 사정 상 현존하는 비정규직을 한 번에 모두 없애긴 힘들어도 앞으로도 새 정부의 비정규직 철폐 정책과 발맞춰 꾸준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기조률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이번 정부 출범 이전부터 당사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꾸준히 해 왔다”며 “한꺼번에 모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들기에 시행하기 힘들지만 계약직 직원들이 일정 기간이 되면 순차적으로 정규직 전환시키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일자리 100일 계획'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물론, 이들 비정규직 직원을 모두 정규직화 할 경우 드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수익 창출이 회사 존립의 근본 목적인 민간 금융사로서 비정규직의 급격한 완전 제로화는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님은 분명하다.

그러나 새 정부의 ‘비정규직 철폐’ 의지가 워낙 확고한데다 사회적으로도 ‘비정규직 해소’가 하루 빨리 해결해야 할 심각한 과제라는 컨센서스가 이뤄져 있어 속도를 내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등 협회에 소속된 회원사들의 공통 이권이 걸린 이슈에 대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대변을 할 수 있겠지만 비정규직 문제는 각 회원사별로 인사 제도가 각자 다르기 때문에 소속 카드사들을 상대로 협회 차원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한 권고나 노력을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전문위원은 “카드업권에서는 모집인이나 설계사, 상담원 등 유사특수 직군이 많은 업계 특성을 내세워 비정규직 채용이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유럽 등 선진국들은 같은 금융권이지만 이런 특수 인력들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해 ‘삶의 질’을 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회에서 열린 '카드설계사 규제,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 모습. 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은 “더군더나 카드업권에 많이 존재하고 있는 유사 특수 직군들은 과거 IMF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모두 직영이나 정규직으로 운영해오던 업무”라며 “현재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은 현재의 비정상 상태를 과거 정상화 시절로 되돌리는 당연한 수순이자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견기업의 경우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비정규직을 갑자기 없애기 어려운 점이 많다”며 “이 경우 정부의 지원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원할 필요가 있지만 국내 전업 카드사들을 포함한 대기업들은 정부의 지원 없이도 충분히 현재의 비정규직을 한꺼번에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강조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인천공항공사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서 참석해 비정규직 철폐를 약속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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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6/16 11:34:21 수정시간 : 2017/07/26 11: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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