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1만3006명(6.6%) 인력 줄여 최대

현대중공업그룹, 4912명(13.0%) 감축해

[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국내 30대 그룹이 지난해 약 2만명의 인력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30대 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253개사의 고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고용 인원은 93만124명으로 2015년 말과 비교해 1만9903명(2.1%) 줄었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남성 직원은 71만5076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1만5489명(2.1%)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여성 직원은 4414명(2.0%) 감소한 21만5048명으로 집계됐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삼성이 1만3006명(6.6%)의 인력을 줄여 최대 감축 그룹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가 잇따라 희망퇴직, 사업부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음으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4912명(13.0%)을 줄였고, 두산(1991명, 10.6%), 대우조선해양(1938명, 14.7%), 포스코(1456명, 4.8%), KT(1291명, 2.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지난해 신세계그룹은 전년보다 1199명(9.4%)의 인력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이어 롯데(684명, 1.2%), CJ(599명, 3.1%), 현대백화점(516명, 5.6%) 등 유통 중심 그룹들이 일제히 고용을 확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도 효성(942명, 5.8%), LG(854명, 0.7%), 한화(577명, 1.8%) 등의 그룹도 고용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개별 기업에서는 현대중공업이 4332명(15.8%)을 줄여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삼성전자(3698명, 3.8%), 삼성중공업(2077명, 14.9%), 삼성SDI(1969명, 17.8%), 대우조선해양(1938명, 14.7%) 등이 인원을 대폭 줄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독한 ‘수주가뭄’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는 지난해 고용 감축 기업 '톱5'에 모두 포함됐다. 이들 3사에서만 8347명(15.3%)의 인력이 회사를 떠났다.

이 외에도 삼성SDI(1969명, 17.8%), 삼성물산(1831명, 15.2%), 두산인프라코어(1517명, 37.7%), 삼성전기(1107명, 9.4%) 등도 구조조정의 여파로 10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였다.

반면 253개 조사대상 기업 중 현대차(1113명, 1.7%)와 효성ITX(1045명, 13.9%)은 1000명 이상 고용을 확대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30대 그룹이 연간 고용을 2% 줄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실적이 나쁘지 않은데도 기업들이 고용을 감축하는 것은 선제 긴축경영으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