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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이창훈 기자] 중국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을 이어가면서 중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자는 목소리가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시장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미 90년대부터 인도와 베트남, 폴란드 등에 생산법인을 구축하고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해왔다.

LG화학은 1996년 '힌두스탄 폴리머'를 인수해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재 동부의 항구도시 비샤카파트남 공장에서 폴리스타이렌(PS) 9만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3만5000톤을 생산해 현지 시장에 공급할 정도로 몸집을 키웠다.

LG화학은 또한 베트남 호찌민 공장에서 가소제 4만톤을 양산해 동남아시아 시장에 공급하고 있으며, 폴란드의 브로츠와프 공장에서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컴파운드 제품 2만3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중심으로 북미와 서유럽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다변화를 통해 현재 60%에 육박하는 중국 수출 비중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확보를 위해 2010년 말레이시아의 타이탄 공장을 인수했으며, 2014년에는 미국 액시올과 합작해 루이지애나주에 에틸렌 공장을 건설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또한 우즈베키스탄의 국영석유가스회사와 50 대 50의 지분으로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해, 지난해 수르길 지역에 가스화학단지(GCC)를 세웠다.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중앙아시아로 진출한 셈이다.

한화케미칼 역시 2008년 이후 태국 현지 법인에서 ASR(알칼리 수용수지)을 생산해왔고, 2014년부터는 사우디 주베일 공장에서 EVA(에틸렌 초산비닐), LDPE(저밀도 폴리에틸렌) 등을 양산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의 경우 2015년 사우디의 글로벌 석유화학업체인 사빅과 합작법인을 세워 미국, 사우디 등에 고성능 폴리에틸렌인 넥슬렌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월 3억7000만 달러(약 4200억원)를 과감하게 투자해 세계적 화학업체인 다우케미컬로부터 고부가 화학제품인 EAA(에틸렌 아크릴산)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시장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2월 기준으로 국가별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증가율에서 인도네시아(61.5%), 이란(51.3%), 인도(44.2%) 등이 1∼3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증가율이 16.3%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흥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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