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750억 달러(약 88조2000억원)로 지구촌 1위
25년 내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되기도
국제구호기구 옥스팜은 스위스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를 앞두고 16일 발간한 보고서 '99%를 위한 경제'에서 이 같이 추정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부자가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이들이 더 가난해지는 '빈익빈 부익부'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재산 규모로 따지면 전 세계 하위 50%에 해당하는 인구의 재산 총합과 같은 재산을 보유한 최상위 부자의 수는 2010년 388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1년 177명, 2012년 159명, 2013년 92명, 2014년 80명, 2015년 62명으로 해마다 그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다가, 급기야 작년에는 8명으로 감소했다.
이들 슈퍼리치 8명 중 재산이 가장 많은 인물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로, 750억 달러(약 88조200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패션브랜드 자라 창업자인 아만시오 오르테가(670억 달러), 워렌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대주주(608억 달러), 멕시코 통신재벌인 카를로스 슬림(500억 달러),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452억 달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446억 달러), 래리 앨리슨 오라클 창업자(436억 달러), 마이클 블룸버그 블룸버그 창업자(400억 달러) 등이었다.
보고서는 이런 최상위 계층이 놀라운 속도로 부를 축적하고 있으며, 25년 내 세계 최초의 '조만장자'(trillionaire)가 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반면 하위 계층의 재산 증식 속도는 매우 더딘 것으로 조사됐다.
1988년부터 2011년까지 재산면에서 최하위 10%의 소득은 1인당 65달러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최상위 1%의 소득은 1인당 1만1800달러씩 늘어났다.
남녀 간 부의 불평등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저임금 직종 종사 여성들에 대한 차별이 극심해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급여를 받을 때까지는 무려 170여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또한 부유층이 조세회피, 임금삭감, 정치적 영향력 증대 등의 수단으로 자신의 부를 세습하면서 사회적으로 부의 불평등 현상을 심화시킨다고 꼬집었다. 지구촌 억만장자의 대다수가 자수성가형이 아니라, 선대로부터 물려받거나 정부와의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부를 축적했다는 것이다.
옥스팜은 전 세계 억만장자 중 절반이 세습을 통해 부를 누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향후 20년 동안 500명이 자신의 후손에게 인도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21조 달러를 물려줄 것이라는 게 옥스팜의 주장이다.
옥스팜은 부의 불평등을 해소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인간 중심의 경제를 뜻하는 '휴먼 이코노미'가 건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휴먼 이코노미'를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옥스팜은 정부가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인상해 건강관리, 교육, 일자리 창출 등에 투자해야 하며 각국 정부들이 손잡고 노동자들이 적절한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앞장서고 조세회피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