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은행 제공
[데일리한국 조진수 기자] 우리경제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 빚이 54조원 이상 증가해 총액이 1257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2분기 중 가계신용 잔액(잠정치)’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 빚은 총 1257조3000억원이었다. 한은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치를 또다시 갈아치운 수치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짊어진 빚이 얼마나 되는지를 보여주는 통계다.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 대부업체, 공적금융기관 등 금융회사에서 받은 대출뿐 아니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까지 합친 금액이다.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1223조7000억원보다 33조6000억원(2.7%) 증가했다.

2분기의 가계신용 증가액은 1분기 증가액 20조6000억원보다 13조원이나 늘어난 것이며 지난해 4분기 38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2분기 말의 가계신용 잔액 1131조5000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125조7000억원(11.1%)이나 급증한 수치다.

판매신용을 제외한 가계대출은 2분기 말 잔액이 1191조3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32조9000억원(2.8%)이나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 집단대출은 2012∼2014년 상반기에 평균 1조원씩 줄었고 지난해 상반기에도 1조5000억원이 감소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11조9000억원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분기 증가액이 1분기 20조5000억원보다 12조4000억원 많다. 금융권별로 보면 예금은행은 2분기 말 잔액이 586조7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17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2분기 중 13조원 증가해 잔액 420조원(420조1000억원)을 넘어섰다.

은행의 기타대출은 166조6000억원으로 2분기 중 4조4000억원 늘었다. 저축은행, 새마을금고, 농협,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2분기 말 현재 266조6000억원으로 1분기 말보다 10조4000억원이 급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증가 폭이다. 대출심사 강화로 은행의 대출을 받기 어렵게 된 가계가 상대적으로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 몰린 탓으로 분석된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 증가한 107조1000억원, 기타대출은 5조5000억원 증가한 159조5000억원이다.

업권별로는 농협, 수협 등 상호금융권의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폭인 5조5000억원 급증해 160조6000억원에 달했다.

보험, 증권, 카드 등 기타 금융기관은 2분기 중 5조1000억원 늘어난 338조원으로 집계됐다. 판매신용 잔액은 2분기 말 현재 6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1분기 말보다 7000억원 늘었다.

신용카드는 7000억원 늘었고 백화점, 자동차회사 등 판매회사도 1천억원 증가했지만 할부금융은 1000억원 줄었다.

이상용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제2금융권 흐름은 예금은행과 관련이 있는데 규제 강화 등으로 예금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힘들어진 이들이 비은행권으로 발길을 돌린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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