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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 주 원료인 CMIT·MIT의 인체 유해성을 인식하고도 '가습기메이트'를 제조·공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K케미칼은 문제의 살균소독제 원료를 제조해 다른 업체에 판매했다.

28일 국회 가습기살균제특위 소속 정유섭 새누리당 의원이 특허청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SK케미칼은 CMIT·MIT가 발암물질임을 알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특허까지 발명했지만 가습기살균제에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SK케미칼은 94년부터 살균제 ‘가습기메이트’를 만들어 애경과 이마트 등에 납품해왔다. 가습기메이트는 옥시싹싹과는 달리 CMIT와 MIT를 사용한 제품인데 이 성분은 폐 손상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입증되지 않아 정부의 ‘사용 중단 권고’만 내려져 있다. SK케미칼이 검찰 수사 대상에서 빠져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SK케미칼은 2004년 CMIT·MIT 화합물의 안정제로 사용하는 질산마그네슘이 인체에 매우 유해한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킨다며 이를 개선하는 기술을 발명해 특허출원을 했다.

2005년엔 CMIT·MIT가 암을 유발하는 유전독성물질이라며 이를 제거하는 기술도 발명해 특허출원했다.

하지만 SK케미칼은 CMIT·MIT를 주요 성분으로 하는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 제조에는 특허 받은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CMIT·MIT가 발암물질이면서 인체에 유해한 산화물을 발생시킨다는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SK케미칼은 정 의원실을 통해 "관련 특허 기술을 CMIT·MIT 제품에 적용하려 했지만 화합물의 색도가 변하는 등 안전성이 떨어져 상용화에는 실패했다"고 밝혔다.

또 가장 많은 피해를 피해자를 낳은 옥시 가습기살균제 원료 PHMG에 대해 SK케미칼은 인체에 무해한 살균물질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9년 '살균제소독제 조성물 및 이의 사용방법'이란 특허출원에는 PHMG가 인체독성이 낮아 공장 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부유균을 주기적으로 살균하는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SK케미칼은 1994년 가습기메이트 제품 출시 기사나 광고에서 가습기메이트가 인체에 전혀 무해하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매우 위험한 발암물질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SK케미칼이 언제부터 알았는지, 또 이 사실을 알면서도 계속 제조·판매한 경위에 대해 검찰수사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가습기특위는 사흘간의 1차 현장 조사를 마쳤다. 특위는 다음달 22~26일 영국 런던의 옥시 본사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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