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3사 이어 배달민족,11번가도 적자…저평가우량주 vs 빛좋은 개살구

[데일리한국 이종화 기자] 소셜커머스의 수천억원 적자 소식에 이어 O2O(온오프라인 연계) 업계에도 누적 적자 폭이 커지자 e비즈니스 업계 전반에 불안감과 함께 비즈니스모델 자체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안정적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지 못했으면서 광고, 마케팅만 내세워 몸집불리기에만 나서자 생명 연장을 위한 투자금 유치를 위한 것이라거나 혹은 거래 볼륨을 키워 ‘매각’ 수순에 나서려는 의도라는 등 따가운 시선까지 따라붙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2014년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49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커머스 플랫폼 '얍'을 운영하는 '얍컴퍼니'도 영업손실이 2014년 52억원에서 지난해 142억원으로 불어났다. 또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쏘카'의 영업손실도 같은 기간 6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밖에 야놀자, 요기요, 배달통 등 유명 O2O 업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쿠팡, 티몬, 위메프 등 국내 3대 소셜커머스 업체들의 적자 총액도 지난해 8100억 원이 넘었다. 특히 쿠팡의 경우, 매출은 1조원을 돌파하며 몸집을 3배 이상 불렸지만, 526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팔기는 많이 팔았는데, 팔수록 적자 폭은 더 커진 셈이다. 위메프는 1424억원, 티몬은 1418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2014년 소셜커머스 3사의 적자규모 1730억원과 비교하면 2015년의 적자 규모는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 독주에 강력 도전장을 던진 SK플래닛 11번가도 아직은 적자 상황. 지난해 11번가 사업에서만 적자 규모가 3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이베이코리아를 제치고 e커머스 시장 1위를 하겠다는 선언이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몇천 억대의 대규모 투자를 추진중이다.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만큼 올해도 흑자달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나라 온라인쇼핑몰의 효시인 인터파크도 오픈마켓 사업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777억원에 4억원 적자를 본 데 이어 올 1분기도 186억원 매출에 1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이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내세우는 공통의 이유는 단 한가지다. 시장 확보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우아한형제와 야놀자는 지난해 광고선전비 등으로 각각 313억원, 110억원을 썼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41%, 810% 증가한 것이다.

11번가 관계자는 “경쟁사들과의 마케팅전쟁이 치열하다보니, 경쟁사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같이 쓸 수 밖에 없다”며 “직매입사업 강화도 수익성 개선과 함께 11번가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변화 모색 중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e커머스 업계에서 돈버는 곳은 어디일까. e커머스 업계에서 몇 년째 꾸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곳은 G마켓, 옥션을 운영하고 있는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7994억 원, 영업이익 80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8.9%, 영업이익은 무려 42.5% 증가했다. 이베이코리아는 2013년 477억원, 2014년 5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밝힌 비결은 의외로 평범하다. 기본에 충실하고 고객욕구와 시장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경쟁업체보다 먼저 e커머스 사업을 추진해 오며 축적된 노하우가 가장 큰 비결”이라며 모바일시대의 선제적 대응과 고객맞춤형 엣지있는 마케팅추진이 주효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시장 점유율에 기반한 효과적인 비용 통제로 사업 효율성을 높였다는 점을 꼽는다. 또 모바일쇼핑 시장, 결제환경 변화, 배송서비스 혁신 등 환경변화에 탄력적이고, 고객친화적인 정책추진이 주효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기업의 수익성이 극과극에 이르자 저평가우량주 혹은 빛좋은 개살구라는 긍정론과 비관론이 팽팽하게 대립중이다. 소셜커머스 기업들은 “물류인프라, 직배송서비스를 위한 장기적인 미래 투자다.

오프라인유통채널, 오픈마켓들과 경쟁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승부는 모바일에서 날 것이며, 임계점만 돌파하면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O2O, 오픈마켓 모두 중개비즈니스 속성상 '수수료' 장사라는 비판에 수시로 노출되면서 수수료 인상카드를 쉽게 쓸 수 없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O2O업계의 수수료 0%, 유통채널 중 오픈마켓 업계의 최저 거래수수료가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부분이 공론화, 현실화 되지 않고는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은 요원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으로 소비자는 혜택을 보겠지만, 기업들의 수익모델 한계는 결국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소비자와 사업자가 윈윈할 수 있는 선순환 비즈니스모델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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