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스클럽 매각도 답보상태…IPO도 사실상 보류된듯

[데일리한국 동효정 기자] 이랜드그룹이 현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구책에 나섰으나 난항을 겪고 있어 주목된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어난 빚을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창업이래 고수해온 '비상장' 고집을 꺾고 IPO에 나선다고 발표까지 했지만 사실상 보류된데 이어 킴스클럽 매각도 정체 국면을 맞는 등 상황이 꼬이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킴스클럽 외에도 의류 브랜드인 티니위니, 뉴코아 강남점 등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랜드그룹 회장은 최근 이사회와 전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이랜드리테일 IPO와 킴스클럽 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안의 전반적인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라는 주문도 불거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랜드는 최소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현재 298%인 부채비율을 200% 선까지 낮춘다는 내부 목표를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랜드 측은 당초 킴스클럽 매각가를 최소 7000억원으로 예상했지만 KKR은 3500억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매각협상이 뛰뚱거리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양측의 온도 차 때문에 킴스클럽 매각을 위한 본계약 체결이 당초 이랜드의 발표보다 지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랜드는 지난 3월 말 사모투자펀드(PEF) KKR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5월 초에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5월은 성과없이 지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상 킴스클럽 매각은 올 상반기를 달굴 최대 '핫딜'이 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하지만 KKR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인수 의지가 없는 것 같다"는 관측을 내놓으며 매각 불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들과 인수금융 협의를 비롯해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어떤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들린다.

당초 킴스클럽 매각과 함께 뉴코아 강남점까지 처분하기로 했지만 알짜 뉴코아 강남점을 팔지 않으려 한다는 '매각 제외설'도 제기됐다. 실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후에는 뉴코아 강남점을 개별 매각키로 하면서 시장에 혼선을 줬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2일 이랜드월드와 이랜드리테일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이랜드파크는 BBB에서 BBB-로 각각 내렸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의 이랜드에 대한 정기 신용평가 결과도 조만간 발표하기로 했다 .만약 신용등급의 추가 강등이 이어진다면 채무의 만기연장 거부 사태도 예견된다.

이에 이랜드는 중국 내 알짜배기 사업인 티니위니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티니위니는 이랜드 인터내셔널 패션 상하이에 속한 여성복 브랜드로 연간 매출이 4000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티니위니 매각이 이랜드 재무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티니위니 매각은 킴스클럽 매각 지연으로 인한 재무 구조 개선을 위한 방편으로 꺼낸 카드"라며 "이랜드리테일을 통한 상장이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판단되며, 현금창출 능력을 확보하고 부채비율을 낮춰야 신용등급 강등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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